부채한도 공포…2011년 재림? 채권, 금, 테크에 몰리는 돈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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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한도 공포…2011년 재림? 채권, 금, 테크에 몰리는 돈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01.33430307.1.jpg)
변곡점은 개장 30분 만에 찾아왔습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가 시장을 끌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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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소비자의 장기(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2%를 기록해 전월 3.0%보다 상승했습니다. 그동안의 박스권(2.8~3.1%)을 넘어선 것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장기 인플레 기대는 미 중앙은행(Fed)가 주시하는 물가 지표입니다. 단기(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전월(4.6%)보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3월(3.6%)보다 크게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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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의 조애너 수 교수는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심리지수가 급락했다. 현재 거시 데이터는 침체 징후를 보이지 않지만, 5월 부채한도 혼란 등 부정적 뉴스가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졌다. 미래 전망도 크게 떨어져 경기 침체가 짧지 않을 것이라고 소비자들이 걱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라고 밝혔습니다.
EY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부채한도를 둘러싼 혼란이 있을 때면 막판에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항상 소비자 심리에 상당한 충격을 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1년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국 대치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둔화했을 때 소비자심리지수는 지금 수준까지 떨어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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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된 4월 수입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4% 올라 예상(0.3% 상승)이나 3월(-0.8%) 수치를 상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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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먼 이사의 원칙적 발언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시간대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것으로 나오자 투자자들은 그의 말을 다시 되새겨야 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지난 9일 "우리는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다. 데이터가 협조하지 않으면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급락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높아진 것으로 나온 뒤 뉴욕 채권시장의 금리는 급등했습니다. 오후 4시 20분께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8.3bp 오른 3.989%, 10년물은 6.7bp 상승한 3.464%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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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파조직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늘 보고서에서 "6월 첫 2개 주 중 어느 시점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할 중대한 위험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CBO는 재무부가 만약 6월 15일까지 버틸 수 있다면 2분기 세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적어도 7월 말까지 자금을 계속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월가는 결국 부채한도 관련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야누스 핸더슨은 채무불이행 발생 확률이 1% 미만으로 봅니다. 1960년 이후 부채한도는 78번 증액되었고, 2001년 이후에만 20번 인상됐습니다. 재무부가 지금처럼 돈을 아껴 쓰는 특별조치에 들어간 적은 여섯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시장과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합니다. 코메리카 자산운용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막판 합의를 원하지만, 경제와 시장 변동성을 더욱 심화시킬 중대한 드라마 없이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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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온다'
뉴에지웰스의 카메런 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침체가 올 것으로 봅니다. 그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위험은 크지만, 아직 데이터에 확실히 나타나지 않고 있으므로 시장은 계속 평평하게 옆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발생할 수 있지만, 2024년에 나타날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채권시장은 침체로 인해 하반기 금리 인하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그 시점에 기업 실적이 반등하고 다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를 지켜보는 약간의 냉소주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도슨은 "당분간 시장은 (경기 침체가 나타날 때까지) 포지션이나 투자자 감정 등 기술적 지표나 모멘텀에 따라 트레이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게 단기 시장을 좌우할 것이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펀더멘털이 중요해질 것이다. 나는 S&P500 지수 4200 수준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이 지점에서는 지수가 크게 뛸 위험이 있다. 사람들이 포지션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수가 이를 돌파한다면 어쩔 수 없이 쫓아가 매수해야 하는 큰 고통 거래(pain trade)가 발생할 수 있다. 이건 펀더멘털에 의해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술적 지표, 투자자 심리와 포지셔닝이 그렇게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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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륙 가능'
반면 골드만삭스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은 35%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노동시장은 우리 예측대로 움직이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 불균형이 재조정되고 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것은 매우 온건한 형태의 재조정이다. 나는 우리가 합리적인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에 있다고 말하겠다. 기본 시나리오는 내년 6월까지 노동시장의 재조정이 완료되고 인플레이션은 3%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때면 지금과는 매우 다른 위치에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여전히 지금과 같은 5~5.25%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한다.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Fed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노동시장이 조정되는 것을 본다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더라도) 조금 더 관용을 베풀게 될 것이다. 기준금리가 5%에서 7%로 인상되는 것보다 5%에서 3%로 가는 게 훨씬 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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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많은 걱정 속에서도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8% 가까이 올랐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이는 AI 열풍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마니시 카브라 전략가는 "AI 붐과 과대광고는 강력하다. AI 열풍으로 인한 주가 상승이 없었다면 S&P500 지수는 올해 8% 상승한 게 아니라 2% 하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I 붐이 없었다면 S&P500 지수가 3800 미만에 머물고 있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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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은 마지막입니다. 월마트(18일)와 홈디포(16일), 타겟(17일)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실적 발표에 나섭니다. 이들로부터 1분기 실적뿐 아니라 가장 최근인 4월, 5월 소비 현황에 대해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번 주까지 S&P500 기업의 92%가 1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들 중 78%는 월가 추정치보다 높은 주당순이익(EPS)을 공개했습니다. 10년 평균인 73%보다 높은 것입니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의 예상 실적을 더해 추정한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약 -2.5%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는 올해 초 -7.0%보다 훨씬 나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며, 2분기 EPS도 전년 대비 -6.5%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Fed 인사들이 대거 발언에 나섭니다.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이 19일 오전 11시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서 벤 버냉키 전 의장과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오안다는 "월가는 다음주 부채한도 드라마, Fed 인사들의 발언, 소매판매 및 은행 스트레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