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8일(미 동부시간) 아침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와 리사 쿡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 무려 다섯 명의 Fed 인사가 발언에 나서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함께 대담을 나눈 윌리엄스 총재는 "금융여건이 완화되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 상황이 바뀌면 25bp보다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쿡 이사는 "Fed는 금리 인상을 완료하지 못했다"라고 했고, 월러 이사는 "긴 싸움이 될 수 있고, 기준금리는 사람들이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높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제약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2%로 확실히 하기 위해 '몇 년 동안' (a few years)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25bp 인상이 정책을 조정하기에 적절한 크기인 것 같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바뀌면 Fed는 그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다.
▶12월 점도표를 보면 대부분 동료가 올해 말 기준금리를 5%에서 5.5% 사이로 보고 있다. 매우 합리적인 견해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러나 윌리엄스 총재도 Fed의 넘버2, 혹은 3입니다. 이들의 메시지는 대동소이했고, 파월 의장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결론은 Fed의 다음 대응은 고용, 물가 등 데이터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3월 21~22일 열리는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나올 1월 물가, 2월 물가, 그리고 2월 고용 보고서 등 3개가 핵심입니다. 그중 1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가 가장 빠른 오는 14일 발표되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하락하던 휘발유 가격도 지난 1월 작년과 거의 비슷하거나 살짝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오늘 1.33달러(1.72%) 오른 배럴당 78.4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사흘 동안 7% 가까이 올랐습니다. 오안다는 "글로벌 경제 전망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반해 유가가 오르고 있다. 원유 시장은 단기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위험은 분명히 상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들어 경기가 나아지면서 주택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WSJ은 최근 미국 주택 시장이 모기지 금리 하락과 함께 해빙 신호를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작년 11월 7%를 넘었던 30년 만기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지난주 5.99%까지 하락했지요. 실제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아침에 발표한 지난주(~2월 3일) 모기지 신청은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1월 CPI에 대한 월가 컨센서스는 1년 전보다 헤드라인은 6.2%, 근원 수치는 5.5%로 12월( 6.7%, 5.7%)보다 낮아질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전월 대비로는 각각 헤드라인 수치가 0.5%와 근원 물가가 0.4% 상승해 지난 12월(-0.1%, 0.3%)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관측합니다. 클리브랜드 연방은행의 나우캐스팅도 전년 대비로는 각각 6.44%, 5.58% 상승할 것으로 보지만, 한 달 전에 비해선 각각 0.63%, 0.46%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1월 CPI가 높게 나와도 이번 1월 고용처럼 한 달간의 데이터일 뿐이고, 전반적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적어도 작년 상반기에 인플레이션이 치솟은 만큼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인플레 수치가 낮게 나올 것이란 예상이죠.
그러나 하반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작년 상반기 6.3%(연율 13%)까지 올랐기 때문에 전년 대비 물가가 향후 몇 달 동안 개선되겠지만, 작년 하반기 인플레이션은 0.2%에 불과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인플레이션 관련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고, 너무 많은 낙관론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면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는 가까운 미래에 금융시장 변동의 주요 동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원자재 가격의 변동 ▲달러 강세의 복귀 ▲다른 국가의 인플레이션 수치를 주시할 것을 권했습니다.









사실 전문 투자자들이 비관적이고 보유 주식 비중이 작을 때 주가가 지금처럼 급하게 오르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전략가는 "올해 들어 이어진 랠리는 (작년 말) 투자자들이 너무 많은 경기 침체와 나쁜 투자 심리를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경제에 대해 나쁘게 느꼈고, 주식 시장은 너무 오랫동안 부정적이어서 팔고 싶었던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팔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이미 다 팔았다) 그래서 이 랠리는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랠리가 그렇게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옆에서 방관하고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프 말리 리서치 헤드는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반면 마이클 폰드 인플레이션 리서치 담당자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2%대로 떨어질 것이며, 최근 금융시장의 낙관론은 정당하다"라고 밝힙니다. 그들의 논쟁을 전합니다.
▶말리 :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기 시작하면 Fed는 더 공격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경기 침체의 위험이 커진다.
▶폰드 : 올해 말까지 헤드라인 CPI가 CPI에서 2.5%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요컨대 최근 금융시장의 낙관론은 정당하다.
▶말리 :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은 쉬운 부분, 즉 기본적으로 일어날 운명이었던 상품 인플레이션 감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의 진전은 훨씬 더 어렵고 임금 및 고용과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하락이 느려지면 시장이 갑자기 깨닫게 될 것이다.
▶폰드 : 인플레이션 하락의 큰 부분은 대부분 공급망 측면, 즉 팬데믹 영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해운 비용은 500% 올랐다가 2020년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사실 많은 부분은 금리 인상(긴축)과 관계없이 일어났다. 지금부터 인플레이션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말리 : 임금은 최근 5%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이런 임금 상승이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그리고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바닥을 설정한다. 상품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고 있지만, 서비스 물가는 더 큰 걱정거리다. 미국 경제의 70%가 서비스라는 점을 기억하라. 우리가 보고 있는 서비스 인플레는 노동시장이 이렇게 강세를 유지하는 한 변하지 않을 것이다.
▶폰드: 흥미로운 경제학 이론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노동시장이 빡빡하면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낮은 실업률 속에서도 인플레이션은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팬데믹 터진 뒤 인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너무 적은 상품을 쫓는 너무 많은 돈 때문에 발생했다. 그게 풀리고 있다. 나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임금 상승도 자연스럽게 둔화할 것으로 믿는다. 임금은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 때문에 부분적으로 상승했는데, 인플레이션 기대는 상당히 하락했다. 이는 임금 상승률을 낮출 수 있다.
▶말리 : 팬데믹 이전 복귀가 가능할까. 지금 경제는 그때와는 매우 다르다. 노동참여율이 많이 감소했는데, 많은 사람이 노동시장을 떠났음을 의미한다.
▶폰드: 서비스 산업의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그렇다. 하지만 기술 부문에서 많은 인재와 컴퓨터 과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엄청나게 높은 임금을 받고 고용됐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이 생산성을 높일 것이고 결국 임금 상승은 꺾일 것이다.
▶말리 : 향후 인플레이션 역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두 가지 구조적 변화가 있다. 하나는 화석 연료에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다. 장기적인 이점을 가져올 수 있지만, 단기 비용이 들 것이며 전환 기간 에너지는 더 비쌀 것이다. 두 번째로는 미·중 갈등과 탈 세계화다. 기업은 공급망을 바꾸고 있으며 이 때문에 비용이 상승해야 할 수 있다.
▶폰드: 동의한다. 그런 문제를 무시하지 않지만 그건 모두 장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2023년 인플레이션이고, 그건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보다 주거비, 상품 인플레이션과 같은 단기적 문제가 훨씬 크다.
▶말리 : 나는 구조적 요인이 장기적 영향만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
▶폰드: 인플레이션 시장은 그런 위험에 대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지 않고 있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비용은 상당히 저렴하다. 앞으로 몇 년 이상을 내다보면 당신이 지적한 문제가 상당히 중요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공급망이 다시 작동하고 있고 이게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있다.
적어도 1년 정도는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다. 여름까지 연간 헤드라인 물가의 하락 대부분은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에서 비롯된다. 휘발유 가격은 이미 지난 6월보다 30% 하락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다시 급등하지 않는 한 에너지 CPI는 1년 전보다 크게 하락할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가격은 여전히 2020년 초보다 40% 상승했고 신차는 20% 높다. 자동차 생산 정상화와 자동차 대출금리 상승은 자동차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말리 : 맞다. 중고차는 역사적으로 봐도 너무 급등했고 그런 상품들이 정상화되어야 하는 상황은 분명하다.
▶폰드 : 그리고 순전히 계산방법 때문에 의료보험 비용은 오는 9월까지 계속 연간 기준 4% 하락할 것이다. 주거비가 최근 CPI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지난 몇 달 동안 월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CPI에 반영되는 시차가 9개월가량이므로 올해 후반에는 크게 둔화할 것이다.
▶말리 : 하지만 에너지는? 바클레이스는 올해 유가 상승을 예측한다. 따뜻한 겨울은 일시적 에너지 가격 하락을 유발했지만, 어느 순간 그런 효과는 사라질 수 있다.
▶폰드: 동의한다. 하지만 유가 상승은 우려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다. 유가 선물은 백워데이션 상태이다.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게 실제 가격이 하락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시장이 낮은 가격을 예상한다는 얘기다.
▶말리 : 여전히 근원 서비스 등 임금에 더 민감한 부분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
▶폰드: Fed가 그 부분을 계속 걱정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올해가 끝나기 전에 CPI가 2.5%로 떨어진다는 내 예측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