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락했습니다. 다시 우크라이나 전쟁 위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전쟁에 돌입한 건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에서 포성이 울렸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2.12% 떨어진 4,380.26, 나스닥지수는 2.88% 급락한 13,716.72, 다우지수는 1.78% 밀린 34,312.03으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우려가 갑자기 부각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간스크주) 지역에서 포격을 주고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500차례 이상이라고 합니다.

양측은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가 수일 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출장을 미룬 채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러시아가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침공의 빌미를 만들기 위해 가짜 또는 진짜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대통령궁(크렘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모든 미군은 동유럽 및 중부 유럽에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부 전선에 있는 우리 병력이 철군하는 데 하루 아침에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전쟁 위험이 높아지자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습니다. 미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연 1.97%로, 전날 대비 6bp(0.06%포인트) 낮아졌습니다. 2년물 금리는 연 1.49%로, 3bp 떨어졌습니다. 채권 가격이 높아지면 금리는 하락합니다.

금값도 올랐습니다. 국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1900달러를 넘었습니다. 전날 대비 2% 가까이 뛰었습니다.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전쟁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떨어졌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란과 서방과의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타결 가능성이 커진 덕분입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 넘게 떨어진 배럴당 91~92달러 선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란 핵 합의가 타결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은 50만~100만 배럴 늘어날 것이란 게 국제 에너지 업계의 전망입니다.

Fed의 긴축 우려는 이날도 나왔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실제 금리가 시장에 300bp 이상 뒤처져 있다”며 “금리를 올리더라도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가급적 빨리 양적긴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기 지표 역시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필라델피아연방은행의 이달 기업신뢰지수는 16으로, 월가 예상치(19)를 밑돌았습니다. 지난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4만8000명으로, 예상치(21만8000명)보다 많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실물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만 폴 잭슨 인베스코 자산배분 총괄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결국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가 더 많이 떨어지면 저가 매수할 기회”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골드만 “경기 더 하락 징후” ② 손실 큰 캐시 우드 “시간 5년만 달라” ③ 유가 110달러면 美 물가 10% ④ 다음주 초강력 암호화폐 규제? ⑤ 불러드 “더 센 긴축”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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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