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 많은 청중이 몰리며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올해 행사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6419명이 참가했다. /임형택 기자
지난 4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 많은 청중이 몰리며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올해 행사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6419명이 참가했다. /임형택 기자
“결국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도 그 성공 여부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서의 생존을 위해 인재 육성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김세훈 동원산업 대표)

한국경제신문사, 교육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공동 주최로 지난 4~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은 기술 대전환에 대비해 지켜야 할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으려는 참가자로 붐볐다. ‘EVERYTHING AI, 지속가능을 위한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이틀간 24개 세션에 88명의 연사가 무대에 섰다. 세계 19개국에서 온 6419명의 청중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역대 최다 규모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만 407건. 기업 최고경영자(CEO)부터 대학 총장, 직장인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수첩과 노트북을 꺼내 강연 내용을 메모하느라 분주했다.

◇역대 최다 청중 참가

"모든 것이 AI인 시대, 생존의 조건은 인재"…교수·CEO도 열공
올해 가장 주목받은 강연은 로버트 플레이터 전 보스턴다이내믹스 CEO의 기조연설이었다. ‘아틀라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인파로 520석 규모 강연장에 100석을 추가로 배치했는데도 자리가 부족했다. 자리에 앉지 못한 청중 100여 명은 복도에 서서 강연을 들었다. 강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청중은 로비 중계 스크린 앞에 자리를 잡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AI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 기회였다고 했다. 이동훈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는 “생성형 AI가 신입 변호사의 초안 작성 업무를 훌륭하게 해내는 상황에서 어떻게 구성원의 전문성을 끌어올릴지에 관한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는 “정보가 넘쳐나는 AI 시대일수록 신뢰할 만한 전문가의 정제된 통찰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묻는 인문학 대담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보만 스님과 최진영 소설가, 노명우 아주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간을 재설계하다’ 세션이 대표적이다. 모형 칼을 들고나온 보만 스님은 AI를 날카로운 칼에 빗대 그 쓰임과 방향을 정하는 주체는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학생 이희라 씨(25)는 “AI 시대 효율성과 생산성을 넘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이·직급 떼고 네트워킹

포럼의 열기는 국경을 초월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통역기를 착용한 채 강연 내용을 받아 적는 외국인 청중이 눈에 띄었다. 몽골국립인적자원기구(MHRI)를 통해 20개 몽골 기업 인사담당자가 단체로 행사장을 찾았다. 몽골 유통기업인 아눈구LLC의 부진 촐룬바타르 인사담당자는 “콘텐츠가 워낙 훌륭해 올해로 세 번째 포럼을 찾았다”고 했다.

연사로 참여한 글로벌 전문가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루카 베기아슈빌리 유네스코 AI 정책 컨설턴트는 “AI가 불러올 계층 간 불평등 문제에 대한 정책적 혜안을 얻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의 당찬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구리 새음학교에서는 중학교 3학년 학생 27명이 단체로 행사장을 찾았다. 최열음 양(15)은 “AI가 인간을 대체할까 봐 두려웠는데 강연을 듣고 나니 도전정신과 창의성, 협업 능력 같은 것은 여전히 인간이 강점을 지닌 영역임을 깨달았다”며 “단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형태의 수업보다 장기 프로젝트 기반 수업이 앞으로 더 필요해질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적 석학과 기업인, 정책 담당자들이 교류하는 네트워킹 창구 역할도 했다. 서울 강동구의회에서는 구의원 등 관계자 10여 명이 단체로 행사장을 찾았다.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이사장은 “‘진짜 성장’ ‘모두의 성장’을 위한 핵심 조건은 결국 인재에게 달렸다”며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언론사가 함께 ‘사람 중심의 AI’를 만들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안시욱/정희원/김다빈/라현진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