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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레터]그때 우리의 선택이 달랐다면
현재 코스피 시장을 달구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바라보노라니 결정적 순간이 된 그때가 생각납니다. 1983년 2월 8일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았다면, 일본 미쓰비시가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며 마음껏 조롱할 때 끝내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뚝심이 없었다면, SK하이닉스가 불황기에도 고대역폭 메모리(HBM) 투자를 중단하지 않고 HBM2 실패 이후에도 전면 재설계를 선택해 도전을 이어가지 않았다면 과연 현재의 반도체 신화가 재현되었을까요.
과거의 선택이 현재를 바꿔놓듯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에서 강력한 의지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은 미래를 바꿀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부상하며 녹색전환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문제, 전기차 등으로 대변되는 청정 모빌리티, 제조업의 탈탄소 전환, 자원순환 이슈 등이 모두 K-GX가 다룰 숙제들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 방안에 따르면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 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하고, 한국형 전환금융 도입과 기후금융 정보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혹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 성장을 직접적으로 연관 짓기가 힘들다거나, 정부에서 밝힌 재정·세제·금융·규제 등의 지원방안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며 폄훼합니다. 하지만 K-GX는 녹색전환을 넘어 국내 산업 생태계를 전환시키는 초석이 될 선택이라는 전망입니다.
일본의 경우 2023년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20조 엔 규모의 GX경제이행채를 발행해 기업의 전환투자를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마중물로 150조 엔 규모의 민관 GX 투자를 유도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GX(Green Transformation)가 기후정책을 넘어 산업전환 시스템 구축 전략으로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K-GX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K-GX가 한국 산업 생태계의 미래를 담보할 ‘묘수’가 될지 아니면 ‘무리수’가 될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릅니다. 하지만 <한경ESG>는 7월 호 커버스토리 ‘K-GX, 산업 생태계 바꿀까’를 통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훈수로 전해 봅니다. 산업 대전환의 결정적인 그 한 수를 위해.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