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상회한 실업수당 청구건수

예상 상회한 실업수당 청구건수…천천히 식어가는 미국 노동시장 [나수지의 미나리]
9일(현지시간) 개장 전에는 최근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됐습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 7000건으로 예상치인 21만 5000건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전월 수치도 상향됐습니다. 기존 수치는 21만 7000건이었는데 22만건으로 올라왔습니다. 기존에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까지 포함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84만4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인 182만건보다 높았습니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7주 연속 늘어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예상보다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난 건 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노동시장이 서서히 둔화돼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노조(UAW) 파업 영향으로 해고 인원이 일시적으로 늘었고, 이 때문에 실업수당 청구가 지난주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또 과거 경기가 일반적인 수준일 때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0만건 가량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여전히 경기가 튼튼하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이 날 시장은 혼재된 신호 속에 실업수당 청구건수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디즈니, 지출 감소 계획발표에 주가 상승

전일 장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디즈니 주가가 장중 한 떄 7% 이상 뛰었습니다. 디즈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수가 예상보다 많이 늘었고, 비용 절감 목표치도 높여잡았기 때문입니다. 디즈니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82달러로 예상치인 0.70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212억4000만달러로 예상치인 213억3000만달러보다 적었습니다. 디즈니 이익의 일등공신은 테마파크를 포함한 체험사업부문이었습니다. 매출이 8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 늘었습니다. 디즈니 크루즈, 상하이 홍콩 디즈니 월드의 입장객이 늘었고, 티켓가격을 인상한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면 스트리밍을 포함한 엔터부문 매출은 29억 28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 감소했습니다. ABC 등 전통 TV 채널의 광고수입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수는 1억 5020억만명으로 예상치인 1억 4815만명을 웃돌았습니다. 디즈니는 이 날 비용절감 목표치도 기준 55억달러에서 75억달러로 높여잡았습니다.

헐리웃 배우노조, 118일만 파업 철회

헐리웃 배우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 118일만에 잠정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헐리웃 작가 노조와 배우노조는 지난 7월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작가노조는 지난 9월 파업을 철회했지만 배우노조는 계속 협상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배우 노조는 협상 조건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계약의 가치가 10억달러에 이르는 전례없는 조건의 협상을 이끌었다"고 자평했습니다. 계약에는 인공지능(AI)의 위협으로부터 배우들을 보호할 최저 보상금액, 연금과 건강보험의 실질적인 인상 등 처우개선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간 배우노조 파업으로 영화 드라마 토크쇼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차질을 빚어왔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헐리웃 대형 제작사를 대표하는 TV제작자연맹은 배우 노조의 파업 종료를 알리며 “업계가 멋진 이야기를 전하는 작업을 재개하길 기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