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꿈에 그리던 고용지표가 나왔다…"금리 정점은 이제 기정사실" [나수지의 미나리]
미국 기준금리 정점론에 또 한 번 힘을 실어줄만한 지표가 나왔습니다. 10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노동 시장이 적당히 식어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11월 FOMC에서 파월의 비둘기파적 발언 이후 하락하던 미국채 금리는 이 날 긍정적인 고용지표에 또 한 번 급락했습니다. 주식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3일(현지시간) 미국 10월 비농업 고용은 15만건으로 예상치인 18만건을 하회했습니다. 자동차 파업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비농업 고용 건수가 17만건일 것으로 월가는 예상해왔는데 이보다 적은겁니다. 의료 서비스 부문에서 5만8000개 일자리가 증가했습니다. 정부부문 고용도 5만1000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정부부문은 경기에 상관없이 고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부고용을 제외한다면 민간부문 고용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노동시장이 더욱 식어가고있다는 증거입니다. 여기에 여가 숙박음식업 고용도 1만9000명늘어 최근 12개월 평균인 5만2000개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식당이나 카페 등의 고용은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에 가장 빠르게 영향을 받습니다. 숙박음식업 고용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번 고용 지표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연준이 꿈에 그리던 고용지표가 나왔다…"금리 정점은 이제 기정사실" [나수지의 미나리]
이 전에 발표했던 고용 지표도 하향조정됐습니다. 9월 비농업 고용은 기존 33만6000건에서 29만7000건으로 떨어졌습니다. 8월 비농업 고용은 22만7000건에서 16만 5000건으로 줄었습니다. 두 달을 합해 10만1000건이 줄어든 셈입니다. 10월 실업률은 3.9%로 시장 예상치인 3.8%보다 높았고, 10월 시간당 임금은 0.2%올라 예상치인 0.3%보다 낮게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는 지표였습니다.

월가 시장전문가들도 이번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앤드류 헌터 캐피탈 이코노믹스 부국장은 "4분기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신호가 또 다시 나왔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상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경제학 교수는 "연준이 꿈의 숫자를 그렸다면 바로 이번 고용지표일 것"이라며 "고용 증가율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완화하고, 노동 공급은 여전히 견조하며, 임금 증가율은 인플레이션 목표와 일치하는 비율로 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