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스 포트폴리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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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호텔을 개관할 기회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국인 여행객은 우리의 매우 중요한 고객층입니다."

셸리 초 랭함 호스피탈리티 그룹(LHG) 브랜드 마케팅 및 전략 담당 부사장(사진)은 지난달 말 서울 삼청각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초 부사장에 따르면 랭함은 한국 진출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수도권에서 랭함 브랜드를 내 건 첫 호텔을 개관할 것이라는 게 호텔업계의 관측이다.

랭함은 1865년 영국 런던에서 탄생한 160년 전통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다. 유럽 최초의 그랜드 호텔로 알려진 '더 랭함 런던'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홍콩 부동산 기업 그레이트이글홀딩스 계열의 랭함 호스피탈리티 그룹(LHG)이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전통적인 호텔 문화와 아시아 특유의 세심한 환대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 랭함 만의 서비스 강점이다. 영국 상류층의 사교문화였던 애프터눈 티를 호텔의 대표적인 미식 서비스로 발전시킨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현재 런던과 뉴욕, 시카고, 홍콩,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 18곳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랭함은 이날 한국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해외여행을 즐기는 한국인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초 부사장은 "그동안 런던과 멜버른, 시드니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브랜드 행사를 개최해 왔지만 한국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여러 여행지에 랭함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방콕의 ‘더 랭함 커스텀 하우스 방콕’ 객실. 더 랭함 제공
태국 방콕의 ‘더 랭함 커스텀 하우스 방콕’ 객실. 더 랭함 제공
포시즌스와 만다린 오리엔탈, 페닌슐라 등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랭함은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초 부사장은 "단순히 오래된 호텔이라는 역사적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영국의 전통과 아시아 특유의 환대 문화를 결합해 독자적인 호텔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랭함이 내세우는 브랜드 철학은 '영국의 심장(British heart), 아시아의 영혼(Asian soul), 글로벌한 사고방식(Global mindset)'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160년 호텔 문화에 아시아의 세심한 고객 서비스를 더하고, 세계 각 지역의 특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초 부사장은 "세계 각국의 호텔을 운영하면서 지역별 문화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주요 전략 중 하나로 꼽았다.

이 같은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비스가 '애프터눈 티'다. 랭함 브랜드의 시작이 된 더 랭함 런던은 일반 대중에게 애프터눈 티를 제공한 최초의 호텔로 알려져 있다. 당시 영국 상류층의 사교문화였던 애프터눈 티를 호텔을 대표하는 미식 경험으로 발전시켰다. 런던에서 시작된 이 전통은 현재 홍콩과 상하이 등 세계 각지의 랭함 호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의 식문화와 재료를 접목하고 있다는 게 호텔 측의 소개다.
태국 방콕의 ‘더 랭함 커스텀 하우스 방콕’ 객실. 더 랭함 제공
태국 방콕의 ‘더 랭함 커스텀 하우스 방콕’ 객실. 더 랭함 제공
랭함은 최근 글로벌 호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는 12월 20일 태국 방콕에서는 '더 랭함 커스텀 하우스 방콕'을 개관할 예정이다. 차오프라야강변에 자리한 1888년 옛 세관 건물을 럭셔리 호텔로 복원한 프로젝트다. 이탈리아 건축가 요아킴 그라시가 설계한 역사적 건축물은 레스토랑과 바,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하고 신축동에는 객실과 스위트룸 75개를 비롯해 수영장과 스파 등을 마련한다. 이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해 복원 과정에서 건물 구조를 1.7m 들어 올리는 대규모 공사도 진행했다.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이탈리아 베니스와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에서도 신규 호텔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닝보에서도 새로운 호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랭함은 팬데믹 이후 변화한 여행시장과 고객 수요에도 주목하고 있다. 초 부사장은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소비 행태와 여행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응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미디어 간담회를 계기로 한국 여행업계와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초 부사장은 "한국의 미디어와 여행업계 파트너들에게 더 랭함의 160년 역사와 브랜드 철학을 직접 소개하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더 랭함만의 진정성 있는 서비스와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한국 시장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