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탈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 민주당과 협력할 것”이라며 사실상 공화당 패배를 인정했다. 트럼프는 ‘여소야대’라는 제약 속에 남은 임기 2년을 보내야 한다. 통상, 외교 등 미국의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에게 미칠 영향 역시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이번 선거다. 애초에 집권당에 불리한 중간선거이긴 하지만, 선거 결과는 ‘블루 스윕’을 넘어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 쓰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텍사스주 상원 의석을 내주는 등 전통적인 텃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트럼프 집권 이후 지난 2년의 실정(失政)과 민생고(苦)에 대한 유권자의 냉정한 심판이다.

출구조사 결과와도 다르지 않다. 하원의원 선거 출구조사에서 청년층(18~29세)의 71%가 민주당에 투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30~44세 유권자는 59%였다.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이들의 지지가 각각 51%, 50%였던 것과 비교하면, 젊은 층이 대거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중간선거가 끝나고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미 투자와 관세 등 정책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성과를 원하는 트럼프가 통상 분야에서 더 강경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공지능(AI) 규제를 주장하고 데이터센터 건설에 부정적인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만큼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와 의회의 충돌이 잦아지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재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 변화 역시 우리가 예의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당장 트럼프가 국면 전환용으로 미·북 정상회담에 더 매달릴 수 있다. 트럼프가 서두를수록 북한에는 유리한 판이 짜인다. 트럼프가 약속한 원자력추진 잠수함 도입도 더 험난한 길이 될 수 있다. 통상·안보 전략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