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 비서실·경호처 직원, 출입기자단 등 해외 순방단 168명의 개인정보가 온라인 사이트에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원수의 신변과 직결된 정보가 외부에 노출된 것 자체도 심각하지만, 정부가 이를 5개월 동안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공군 1호기 운항과 탑승자 관리를 담당하는 외교부는 물론 청와대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 관련 기관의 보안관리 부실과 기강 해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보가 유출된 곳은 파일 악성코드 등을 검사하는 유료 사이트다. 지난 6월 2일 이 사이트에는 ‘대한민국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 파일이 게시됐다. 이름과 직책은 물론 생년월일, 여권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유료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 국가 주요 인사의 신원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환경에 놓인 것 자체가 중대한 안보 위협이다. 특히 청와대 경호 인력의 신원정보 유출은 이들의 동선과 경호 체계의 취약점을 노출해 대통령의 신변 안전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유출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 기밀파일이 어떻게 외부에 노출됐는지, 누가 이를 내려받았고 얼마나 확산됐는지는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아니라 다른 부처나 기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경로가 됐든 민감한 국가 정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보안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가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청와대에서 5개월간 유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유출 경위를 밝히는 것 못지않게 정보보안 감시 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책임자 문책은 물론 순방 관련 자료의 작성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 국가 안보의 기본은 정보 관리다. 국가 최고위 인사들의 신원정보조차 지키지 못하는 보안 체계로는 국가 안보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