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는 10월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고 어제 발표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나란히 2.9% 올라 최근 6개월 새 가장 많이 상승했다. 최고가격제 적용을 받는 석유류 가격도 14.9%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8월 3.1%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2.9%)에 이어 2%대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한국은행 목표 수준인 2.0%보다 높다. 5월(3.1%) 이후 6개월째 3% 근처를 맴도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물가는 재정으로 떠받치는 석유 최고가격제 덕분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부는 10월 물가도 최고가격제가 0.8%포인트가량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효과를 뺀 물가 상승률은 3.6%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를 보더라도 거의 매달 3.5% 넘는 물가상승률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낮추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에너지 가격과 직결되는 중동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그동안 누적된 비용 압력이 소비자물가에 전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를 빼고 집계한 근원물가 오름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물가상승률은 두 달째 2.8%로 나타났다. 에너지와 식료품 말고도 전반적인 물가 흐름이 불안하다는 의미다. 여기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률 반등으로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커지는 양상이다.

물가 대응을 위해 연 3%로 끌어올린 기준금리를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물가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 저소득 서민층이 큰 고통을 받기 마련이다. 생계비 지출과 이자 부담 증가로 고통을 겪게 된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총력전을 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성장의 과실이 고루 퍼지도록 저소득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불합리한 규제와 유통 구조 때문에 가격 왜곡이 생기는 품목은 없는지, 값싼 수입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살펴야 한다. 하지만 적정 범위를 벗어난 돈 풀기가 되면 되레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