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피카소 등 거장과 포켓몬 카드 전시부터
경매, 브랜드 팝업, 아이돌 협업전까지
2주간 12개 경매 및 8개 전시·브랜드 팝업 열려
이브닝세일엔 국내 최초 공개되는 김환기 작품
낮은 추정가 28억원에 경매 올라
미술 입문자부터 VIP 컬렉터까지 폭넓은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미술 축제가 열린다. 서울옥션은 오는 11일부터 서울 강남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026 옥션쇼’를 개최한다. 옥션쇼는 아트페어 형식에 경매와 전시, 브랜드 팝업, 강연 등의 프로그램을 결합한 행사다.
24일까지 이어지는 옥션쇼 기간 동안 서울옥션 강남센터 전 층이 미술 콘텐로 가득 찬다. 전시와 브랜드 팝업 등을 통해 약 100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경매는 행사 둘째 날인 12일부터 전시 전환일인 16일을 제외하고 매일 진행된다. 총 12차례의 경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3일 열리는 ‘이브닝 세일’이다. 이 경매에서는 약 190억원 규모의 작품 34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오는 23일 열리는 서울옥션 이브닝세일에 출품되는 김환기의 1971년작 ' 30-XI-71 #212'. 국내 경매 시장에 최초 공개된다. /서울옥션
이브닝 세일의 하이라이트는 김환기의 1971년작 ‘30-XI-71 #212’다. 국내 경매 시장에 처음 등장하는 이 작품은 김환기가 말년 미국 뉴욕에서 완성한 점화다. 푸른 바탕 위에 오방색의 점을 찍어 완성한 화면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직사각형 캔버스가 아닌 가로로 길게 뻗은 변형 캔버스를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낮은 추정가는 28억원이다.
푸른 점들이 반복되며 특유의 리듬감을 자아내는 이우환의 1977년작 ‘From Point’도 새 주인을 찾아 나선다. 낮은 추정가는 12억5000만원이다. 경매 시장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김창열의 1970년대 물방울 회화도 낮은 추정가 4억원에 선보인다. 박서보의 연필 묘법과 한지 묘법 작품을 비롯해 윤형근의 ‘Umber-Blue' 76-77’, 장욱진의 1979년작 ‘가족’ 등도 출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낮은 추정가 24억원에 경매에 오르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 실제 나비의 화려한 빛깔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하케 제작했다. /서울옥션
높이 3m에 달하는 데미안 허스트의 2006년작 ‘The Importance of Elsewhere-The Kingdom of Heaven’도 눈길을 끈다. 멀리서 보면 화려한 색채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죽은 나비들로 이뤄진 화면이 드러난다. 아름다움과 죽음, 생명의 유한성이라는 허스트의 오랜 화두가 응축된 작품이다. 낮은 추정가는 24억원이다. 지난 8월 작고한 구사마 야요이의 회화 작품 네 점과 경매 시장에 처음 출품되는 알렉스 카츠의 대형 인물화도 경매에 오른다.
추정가 9억원에서 16억원에 경매에 오르는 쿠사마 야요이의 1997년작 'Flowers'. /서울옥션
수십억이 오가는 이브닝세일과 상반된 대중적 경매도 열린다. 경매 경험이 없거나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데일리 경매’다.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판화와 앤디 워홀·앙리 마티스의 작품 이미지를 담은 아트 포스터 등이 시작가 0원에 출품된다. 서울옥션 측은 “아트 포스터나 판화 소장을 시작으로 경매에 발을 들인 관람객을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에는 서도호·이강소·장 미셸 오토니엘 등의 작품을 선보이는 ‘데이 세일’을 비롯해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물품을 매각하는 경매, 국내외 작가들이 기부한 작품으로 꾸려지는 유니세프 자선 경매 등도 진행된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푸른 점이 반복되는 이우환의 1977년작 'From Point'. /서울옥션
두 개의 패널에 인물화와 풍경화를 그려 넣은 알렉스 카츠의 대형 회화 'Split 7 (Tarajia)'. /서울옥션
경매 외에도 전시와 브랜드 팝업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특히 샤갈과 피카소, 이중섭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모던 전시’는 이번 쇼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총 500억원 규모의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검은 초승달 아래 샤갈이 그리워한 고향 마을의 풍경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La lune noire’, 피카소가 아흔 살 무렵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낸 ‘Personnage’, 이중섭의 ‘황소’ 등이 전시된다.
그룹 세븐틴의 멤버 디에잇과 협업한 미국 작가 데본 드 자댕의 'WHERE THE LIGHT FALLS'. /서울옥션
K팝 스타와 현대미술 작가의 협업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그룹 세븐틴의 멤버 디에잇은 미국 작가 데본 드 자댕과 앨범 커버 아트를 공동 작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커버 아트의 판화 에디션과 데본 드 자댕의 작품 16점을 디에잇의 미공개곡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포켓몬 카드 전시를 비롯해 일본 마이니치 옥션이 엄선한 한국 고미술 전시, 빈티지 에르메스 팝업, 작가 50여 명이 참여하는 초소형 아트마켓 등도 마련된다.
윤현식 서울옥션 해외전략팀장은 “2026 옥션쇼는 전시와 팝업, 경매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쇼”라며 “경매 카테고리를 다변화하고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선보이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입장료는 1인당 2만2000원이며, 티켓 소지자는 행사 기간 내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