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에서 카드사가 은행 다음으로 이익을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조정과 금리 상승 여파로 증권사와 보험사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카드사 역시 수익성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사옥 매각 등을 통한 일회성 이익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주춤하면서 금융그룹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시 80%를 넘어섰다.

◇증권·보험 제치고 카드가 ‘맏형’

2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5조7627억원)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은 16.7%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26.9%에서 2분기 29%까지 뛰었지만 3분기에 급락했다.
4대 금융그룹서 어부지리로 2등된 카드사
증권사와 보험사가 뒷걸음질한 탓이 컸다. 4대 금융의 증권사 합산 순이익은 2분기 9183억원에서 3분기 3502억원으로 61.9% 감소했다. 하나증권(-93.9%), 신한투자증권(-77.4%), 우리투자증권(-72.7%), KB증권(-39.5%) 모두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증시가 조정받으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대폭 줄어든 여파다. 연이은 금리 상승으로 채권 운용수익까지 감소했다.

보험사 순이익(3227억원)도 이 기간 40.7% 줄었다. 시장금리가 올라 보유 채권 평가손실이 커졌다. 장기채 보유 비중이 큰 보험사 투자손익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한다. 저축은행 계열사들도 순손실 40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반면 카드사는 선방했다. 4대 금융의 카드사 순이익은 4341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8% 늘었다. 1·2분기만 해도 4대 금융의 이익 기여도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순이었으나 3분기에 카드사가 2위로 올라섰다.

다만 카드사 존재감이 커진 것은 일회성 이익에 기댄 ‘착시 효과’라는 평가가 많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순이익(2324억원)이 전분기보다 68.4% 급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매각으로 얻은 세전이익(1656억원)이 반영됐다. 일시적 이익이 없었던 하나카드(27.8%)와 우리카드(21%)의 순이익은 한 분기 만에 20% 넘게 줄었다.

◇신한銀 제친 국민銀

‘리딩뱅크’ 경쟁에선 국민은행이 웃었다. 국민은행의 올 3분기 순이익은 1조3509억원으로 신한은행(1조2252억원)을 앞섰다. 국민은행이 분기 기준 리딩뱅크에 오른 건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만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이 선두를 지키고 있어 두 은행 간 선두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4대 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로 동결했지만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고금리가 길어지면 증권·보험사의 채권 평가손실 부담이 커진다. 카드사도 자금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금융지주 전략 담당 임원은 “은행 이익이 늘어도 비은행이 받쳐주지 못하면 지주 전체 실적이 개선되기 힘들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현주/오유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