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직원들이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방사성의약품 제조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다.  /노바티스 제공
노바티스 직원들이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방사성의약품 제조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다. /노바티스 제공
정맥주사로 투여하면 암세포를 찾아가 몸속에서 방사선을 쏘는 방사성의약품 개발 경쟁이 뜨겁다. 국내에서는 퓨쳐켐과 셀비온이 전립선암 치료 목적의 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국산 첫 제품 상용화 도전에 나섰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개발 기업 인수와 기술 확보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퓨쳐켐, 임상 발표에 주가 급등

2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퓨쳐켐은 지난 23일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FC705’의 미국 임상 2a상 결과를 공개했다. 효과와 안전성을 탐색하는 이번 임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일 주가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른 8990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소폭(0.44%) 하락해 8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퓨쳐켐에 따르면 미 임상에서 종양이 일정 기준 이상 줄거나 사라진 환자 비율인 객관적반응률(ORR)이 38.9%를 기록했다. 호르몬치료에 내성이 생기고 다른 부위로 암이 퍼진 전립선암 환자 20명 중 종양 크기 측정이 가능한 18명을 평가한 결과다. 이 중 5명은 더 이상 암을 관찰할 수 없는 완전관해(CR), 2명은 암이 줄어든 부분관해(PR)를 보였다. 퓨쳐켐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면서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퓨쳐켐 관계자는 “이번 탑라인(주요) 결과와 연내 수령 예정인 최종 결과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해 글로벌 기술이전과 후속 임상 개발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18명 중 5명은 암이 안 보인다"…주가 30% 폭등한 회사 정체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약이다. 치료용은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을 찾아 붙는 물질(펩타이드, 항체 등)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인 형태다. 혈액을 따라 이동하다 암세포에 결합해 방사선을 방출한다. 몸 밖에서 방사선을 쏘는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정상 조직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글로벌 개발 경쟁은 노바티스의 상업적 성공으로 본격화했다. 노바티스가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는 2024년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최초로 연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9억9400만달러(약 2조6000억원)다.

◇셀비온·SK바이오팜도 개발 속도

국내 셀비온과 SK바이오팜도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비온은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큐보타이드 사테트라세탄’의 국내 임상 2상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SK바이오팜은 대장암·전립선암·췌장암 등 여러 암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NTSR1)을 표적하는 ‘SKL35501’을 개발하고 있다. SKL35501은 2024년 홍콩 풀라이프테크놀로지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이며, 지난 1월 미국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도 있다. 듀켐바이오는 343억원을 투자해 전북 정읍에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CDMO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2027년 착공해 2029년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과 기술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호주 텔릭스는 지난달 독일 ITM을 최대 23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ITM은 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과 임상 3상을 마친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달 중국 붐레이파마슈티컬스로부터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 단계인 후보물질을 최대 9억달러에 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117억7000만달러에서 2034년 557억5000만달러로 연평균 19.2% 성장할 전망이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