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기술수출 잭팟’은 누가 터뜨릴까. 금리 상승 등 여파로 부진에 빠진 바이오주가 연말 기술수출 성수기를 맞아 반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기술을 보유한 한미약품·올릭스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연말 ‘계약 성수기’ 효과 기대

연말 기술수출 성수기…"차세대 비만약 주목"
25일 시장 조사업체에 따르면 매년 4분기는 바이오의약품 관련 기술수출과 M&A의 성수기다. 미국 바이오 리서치 플랫폼 딜포마는 최근 3년(2023~2025년)간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나온 연간 기술수출·파트너십 계약 금액의 30~40%가 4분기에 몰린 것으로 집계했다. 대형 제약사가 연말까지 예산을 소진하려고 하는 사례가 많고, JP모간과 제프리스 등이 개최하는 업계 교류 행사도 연말·연초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한미약품과 올릭스, 알테오젠 등을 추가 기술수출 기대 기업으로 꼽았다. 특히 비만약은 시장 확대와 함께 차세대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분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글로벌 GLP-1 계열 치료제 시장이 올해 731억달러에서 2028년 969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식욕 억제 외에 에너지 소비를 늘리거나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기술을 기존 제품과 얼마나 차별화할지가 관건이다.

이달 말 국산 1호 비만약 ‘에페’ 출시를 앞둔 한미약품의 삼중작용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5275’는 차기 기술수출 후보로 꼽힌다. 식욕과 혈당, 에너지 소비 등에 관여하는 세 호르몬의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설계했다.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나올 임상 결과가 추가 기술수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NA 간섭 치료제 개발기업 올릭스는 지방세포의 ALK7 생성을 억제하는 비만 신약 후보물질 ‘OLX501A’의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식욕 억제보다 지방 분해 촉진을 겨냥한 접근법으로, 현재 전임상 단계다. 회사는 최근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진행 중인 일부 협상이 진전됐다고 밝혔지만, 협상 대상 후보물질과 계약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연말 기술수출 성수기…"차세대 비만약 주목"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꿔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해주는 플랫폼 ‘ALT-B4’로 올 들어 벌써 네 건의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등 치료 접근법에서 후속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바이오 상장사의 기술수출 금액은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약 22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1~9월 14조원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기술수출액인 21조원도 이미 넘어섰다. 연말 추가 계약이 성사되면 연간 실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금리 등은 주가회복에 부담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대규모 기술수출 실적이 나오더라도 국내 바이오주가 연초 수준의 주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23일 3498.34로 올해 초 4979.93에서 약 30% 하락했다. 기술수출이 소수 기업에 집중됐고, 고금리와 원화가치 상승도 투자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반영하는 제약·바이오업종 신용잔액은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용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돈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기업별로 실현되지 않은 이벤트가 많이 남아 있어 연말까지 반등 기대는 가져볼 만하다”면서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해 바이오·제약주의 올해 낙폭을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