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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테슬라 자율주행을 따라잡으려면
김재후 테크&사이언스부장
테슬라가 가져온 충격
테슬라 자율주행이 갑자기 등장한 건 아니다. 2020년 베타서비스로 시도됐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자 테슬라 차량은 완벽에 가까운 도심 내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엔비디아에 의존하던 자율주행 반도체를 자체 개발로 돌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5년간 테슬라 차량을 통해 수집한 도심 운행 데이터가 있다. 세계 곳곳에서 운행하는 테슬라 차량의 움직임과 운전자 음성 등을 모아 도로 위의 가능한 모든 상황을 AI에 학습시킨 결과다. 기존의 글로벌 양산차 회사들이 당장 잘 팔리는 하이브리드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집중하는 동안 테슬라가 벌인 일이다.현대자동차그룹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지난달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자회사인 포티투닷 본사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인 아트리아AI를 통해 2029년 하반기에 자율주행 레벨 2++ 차량을 양산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레벨 3부터는 자율주행 중 사고 시 제조사가 책임지는 단계로, 3년 뒤엔 그 직전까지 완성한다는 의미다. 현재 테슬라의 자율주행 레벨도 2++다.
추격 열쇠는 데이터 확보
아트리아AI는 테슬라가 그랬던 것처럼 주행 데이터를 모아 학습하는 역할을 한다. 아트리아AI가 학습할 주행 데이터는 현대차가 이번에 선보인 ‘플레오스커넥트’와 ‘글레오AI’를 통해 완성된다. 현대차그룹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책임지는 플레오스커넥트가 실제 도로의 모든 상황과 운전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현대차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글레오AI가 운전자 대화와 음성을 분석해 데이터를 고도화한다. 운전자의 음성 정보는 차량의 돌발 상황이 운전자 잘못인지, 도로 위 특이 상황 때문인지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런데 현대차가 내놓은 신형 아반떼엔 이런 글레오AI가 옵션으로 적용돼 있다. 기본형 차량을 선택하면 글레오AI를 사용할 수 없다. 향후 캐스퍼, 코나, 투싼 등 중소형·준중형 SUV에도 마찬가지로 옵션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로드맵대로 한다고 해도 테슬라보다 4년이 뒤처진 상황에서 추격을 가속화할 자율주행 데이터를 포기하는 선택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727만 대로, 테슬라(164만 대)보다 네 배 이상 많다. 세계 3위 판매량을 기반으로 주행 데이터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용 부담 때문이라면 다른 AI처럼 요금을 받아 기본형 차량에도 글레오AI를 넣어 보급하는 방법을 고려해보면 어떨까 싶다.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