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분야에서 중국은 갈릴레이보다는 다빈치에 가까웠다.” 과학사가 조지프 니덤은 저서 <중국의 과학과 문명>에서 중국의 과학 전통을 르네상스 천재의 모습에 빗대 묘사했다. 실용적 성과는 뛰어났지만 기초 원리 탐구에는 무심했다는 진단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헬리콥터, 탱크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당대를 빛낸 탁월한 성과지만 과학 원리의 발견과는 결이 다르다. 중국 문명도 종이와 나침반, 화약을 발명했지만 기초 과학 연구에 취약했다.

[천자칼럼] '수학강국' 중국
중국의 기술과 수학은 당장의 필요를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19세기 프랑스 수학자 루이 세디요는 “중국은 수학에서 가치 있는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수학과 계측을 정교하게 활용하는 ‘수량화 혁명’은 중국에선 발생하지 않았다. 기초 연구를 등한시한 중국이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에서 뒤처진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었다.

임기응변식 실용주의는 한계가 분명했다. 전통시대 중국의 기술 성과는 겉만 번지르르한 경우가 많았다. 송나라(10~12세기) 때 중국의 연간 철 생산량은 15만t으로 18세기 영국의 철 생산량의 두 배나 됐다. 하지만 철의 순도와 경도는 제각각이었다. 당시 중국의 철은 무기와 건축자재, 농기구, 식칼 등의 용도에 맞춰 생산되지 못했다. 정밀한 품질이 요구되지 않는 종과 탑, 불상 같은 과시 용품에 철이 과소비됐다.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의 올해 수상자 네 명 중 두 명이 중국 베이징대 동기동창이어서 눈길을 끈다. 덩위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왕훙 뉴욕대 교수가 중국 국적자로는 처음으로 필즈상을 받는다.

왕 교수는 100년 넘은 수학계 난제인 ‘3차원 카케야 추측’을 증명했다. 덩 교수는 1900년 독일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가 제시한 난제를 푸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중국에서 학부까지 마친 이들이 다루는 문제는 특정 길이의 바늘을 모든 방향으로 한 바퀴 돌리는 데 필요한 최소 공간을 찾거나 미시 입자 움직임이 거대 유체 운동법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구하는 순수 학문 영역이다. 중국이 수학의 기초가 약하다는 것은 ‘허튼소리’가 됐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