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ESG 공시 따라잡기] SBTi는 왜 전략을 바꿨나
[한경ESG] ESG 공시 따라잡기 - SBTi는 왜 전략을 바꿨나
기후 공시는 이제 감축목표의 유무보다 실행 가능성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환금융이 확대되면서 투자자와 금융기관은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만이 아니라 감축 속도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주요 전환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지속가능한지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기업의 탄소감축 목표를 검증하는 국제기준기관인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SBTi)’가 최근 목표 인증 중심에서 전환 이행 지원으로 역할을 넓히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은 SBTi를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2030년 또는 2050년까지 얼마나 줄일지 목표를 세운 뒤 검증을 받는 방식입니다. SBTi는 파리협정 1.5도 경로와의 정합성, 기준연도와 목표연도의 적절성, 스코프 3(가치사슬 전반의 배출) 포함 범위 등을 따졌습니다.
하지만 목표 설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감축목표를 세웠지만 어떤 설비를 바꾸고 어떤 원료를 쓸지, 어느 시점에 비용 구조를 바꿀지까지 구체화한 경우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데이비드 케네디 SBTi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기후목표의 달성 방법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목표를 세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SBTi는 지난 5월 21일 새 전략을 발표하며 기업의 ‘목표’ 인증기관에서 ‘전환 파트너’로 역할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케네디 CEO는 이번 변화가 “전환 리스크, 사업 회복력, 경쟁력 유지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 지역, 공급망, 투자 여건에 따라 탄소중립 경로를 보다 세분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투자자들이 실행 가능성을 중시하는 배경에는 전환자산의 재평가 경험도 있습니다. 2024년 이후 해상풍력, 탄소포집 등 일부 전환 자산은 비용 상승, 금리 부담, 공급망 차질,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손상 처리되거나 사업성이 재검토되는 사례가 다수 있었습니다. 알려진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라도 전환 속도와 수익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 자산가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최근 전환 투자자가 설비 신뢰성, 기술별 리스크, 생애주기 배출량, 투자비 회수 가능성 등을 기술 기반으로 집중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강, 화학, 시멘트, 해운, 항공처럼 배출이 많은 산업일수록 녹색전환 과정에서 기술 도입 시점, 비용 조달 방식, 성과 검증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SBTi가 목표 미달 자체를 곧바로 실패로 보지 않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업이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의미 있는 전환을 이뤄냈다면, 탄소중립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대신 기업은 감축이 이뤄진 지점과 실행 과정의 장애물, 보완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환금융이 확대될수록 기후 공시는 기업의 전환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기후 공시는 이제 감축목표의 유무보다 실행 가능성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환금융이 확대되면서 투자자와 금융기관은 기업의 탄소중립 선언만이 아니라 감축 속도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주요 전환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지속가능한지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기업의 탄소감축 목표를 검증하는 국제기준기관인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SBTi)’가 최근 목표 인증 중심에서 전환 이행 지원으로 역할을 넓히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은 SBTi를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2030년 또는 2050년까지 얼마나 줄일지 목표를 세운 뒤 검증을 받는 방식입니다. SBTi는 파리협정 1.5도 경로와의 정합성, 기준연도와 목표연도의 적절성, 스코프 3(가치사슬 전반의 배출) 포함 범위 등을 따졌습니다.
하지만 목표 설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감축목표를 세웠지만 어떤 설비를 바꾸고 어떤 원료를 쓸지, 어느 시점에 비용 구조를 바꿀지까지 구체화한 경우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데이비드 케네디 SBTi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기후목표의 달성 방법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목표를 세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SBTi는 지난 5월 21일 새 전략을 발표하며 기업의 ‘목표’ 인증기관에서 ‘전환 파트너’로 역할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케네디 CEO는 이번 변화가 “전환 리스크, 사업 회복력, 경쟁력 유지의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 지역, 공급망, 투자 여건에 따라 탄소중립 경로를 보다 세분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투자자들이 실행 가능성을 중시하는 배경에는 전환자산의 재평가 경험도 있습니다. 2024년 이후 해상풍력, 탄소포집 등 일부 전환 자산은 비용 상승, 금리 부담, 공급망 차질,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손상 처리되거나 사업성이 재검토되는 사례가 다수 있었습니다. 알려진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라도 전환 속도와 수익성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 자산가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최근 전환 투자자가 설비 신뢰성, 기술별 리스크, 생애주기 배출량, 투자비 회수 가능성 등을 기술 기반으로 집중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강, 화학, 시멘트, 해운, 항공처럼 배출이 많은 산업일수록 녹색전환 과정에서 기술 도입 시점, 비용 조달 방식, 성과 검증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SBTi가 목표 미달 자체를 곧바로 실패로 보지 않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기업이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의미 있는 전환을 이뤄냈다면, 탄소중립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대신 기업은 감축이 이뤄진 지점과 실행 과정의 장애물, 보완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환금융이 확대될수록 기후 공시는 기업의 전환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