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밸류업 리포트 - 기아
기아, 주주환원 로드맵 공개…"번 만큼 돌려준다"
기아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화두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해 중장기 재무 목표와 강력한 주주환원 로드맵을 공개했다.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외형 성장과 대대적인 원가 혁신을 통해 오는 2030년 매출 170조 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최소 주당배당금을 보장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해 총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외형 성장·수익성 모두 산업 평균 상회

기아가 공개한 ‘2026 기업가치 제고계획 이행현황’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자동차 산업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아의 매출액은 2021년 69조9000억 원에서 2025년 114조1000억 원으로 증가하며 연평균성장률(CAGR) 13%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평균 성장률(7%)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도매 판매량(볼륨)이 연평균 3% 성장하는 동안, 차량 평균판매단가(ASP)가 2021년 2710만 원에서 2025년 3840만 원으로 9%씩 가파르게 상승하며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수익성 역시 크게 개선됐다. 기아의 2025년 영업이익률은 8.0%(미국 관세 제외 시 10.7%)로, 같은 기간 글로벌 산업 평균인 2.8%를 5.2%포인트 웃돌았다.

레저용 차량(R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은 2021년 57%에서 2025년 69%까지 확대됐으며, 미국 시장 기준 잔존가치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인 96%까지 상승했다.

2030년 매출 170조 목표…HEV·EV 중심 원가 혁신

기아는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중장기 재무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매출 목표는 2028년 150조 원, 2030년 170조 원으로 제시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2028년 9%, 2030년 1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추진한다. 우선 텔루라이드·셀토스·스포티지 등 핵심 SUV 라인업을 2028년까지 전면 리프레시해 신차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어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 중심의 원가 혁신이다. 차세대 HEV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이전 세대 대비 원가를 15% 절감하고, 신흥시장용 경제형 HEV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EV 부문에서는 eM·eK 플랫폼과 차체에 배터리를 직접 결합하는 CTV(Cell-to-Vehicle) 구조를 적용해 배터리 시스템 구조를 단순화하고 차량 폼팩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전동화 전략도 강화한다. 기아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xEV) 판매 비중을 52%로 확대해 내연기관차(ICE) 판매 비중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제조 부문에서는 셀(Cell) 방식 공법과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주주환원 로드맵 공개…"번 만큼 돌려준다"


“번 만큼 돌려준다”…TSR 35% 이상 제시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주주환원 정책은 한층 더 구체화됐다. 기아의 주당배당금(DPS)은 2020년 1000원에서 2025년 6800원으로 5년 만에 6.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증가율(5.1배)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총주주환원율(TSR) 역시 2020년 27%에서 2025년 35%로 확대됐다.

기아는 향후 3개년(2026~2028년) 동안 중장기 TSR 타깃을 ‘35% 이상’으로 못 박았다. 안정적인 이익 환원을 위해 향후 최소 DPS를 5000원으로 보장하고 우상향 기조를 유지한다. 특히 단순 배당에만 치중하지 않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중 분할 방식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며 이의 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아가 제시한 세부 포트폴리오는 ‘배당 25% + 자사주 10%’ 구성으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기아의 실적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1% 안팎의 저성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아는 물량 기준으로 약 3% 수준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과 신흥국 시장 중심의 판매 확대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가 평균판매단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며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폭발적인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실적은 안정적인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 “총주주환원율 35% 제시…배당 정책도 매력적”
기아, 주주환원 로드맵 공개…"번 만큼 돌려준다"


기아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무엇보다 총주주환원율(TSR) 기준 35%라는 명확한 정량적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으로 배당을 주력으로 삼고, 자사주 매입을 부가적으로 병행하겠다는 전략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밝힌 점도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요소라고 본다.”

기업의 수익성 및 자본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측면에서는 현재 기아의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현재 자동차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다소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크게 높지 않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 속에서 ROE를 방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 관리가 핵심이다. 기아는 적극적인 배당을 통해 자본 규모를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써 ROE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배당 정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진단을 한다면.

“기아가 제시한 ‘TSR 35%’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바로 배당이다. 기아의 주가가 최근 크게 상승하면서 배당수익률 자체는 과거에 비해 다소 낮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배당수익률이 3%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어, 여전히 시장에서 양호하고 매력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기아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현재 가장 잘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잘하고 있는 점은 공시를 통해 시장과 약속한 ‘TSR 35%’라는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주환원에 대한 경영진의 일관된 의지와 실행력은 주주가치 제고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 된다.”

반대로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는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기업의 성장을 통한 전체 실적의 증가와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이 동반되어야 한다. 최근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 사이에 밸류에이션 격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는 결국 ‘미래에 대한 기대감’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아가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향후 전개할 미래 기술 및 신사업에 대한 비전과 로드맵을 투자자에게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