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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현 교수 "답 찾는 존재는 AI로 충분…대학은 질문 던질 '문제아' 키워야"
글로벌인재포럼 2026
'AI 시대 고등교육 혁신과 인재 양성' 세션
지식독점·전달 중심 교육모델
기술 발전으로 유효하지 않아
전공·AI 연계 '양손잡이식 교육'
'기계다움' 아는 인문학 배워야
'AI 시대 고등교육 혁신과 인재 양성' 세션
지식독점·전달 중심 교육모델
기술 발전으로 유효하지 않아
전공·AI 연계 '양손잡이식 교육'
'기계다움' 아는 인문학 배워야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AI 시대 고등교육의 혁신과 인재 양성’ 발표를 맡은 맹성현 KAIST 명예교수 겸 효성그룹 AI융합연구원장은 이같이 우려했다. 맹 교수는 “단순히 빨리 변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며 “다음 세대가 졸업 후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를 먼저 예측한 뒤 근본적인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은 대학이 지식을 독점하고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과거의 교육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맹 교수와 황성현 가천대 교수가 발표하고 차상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라파엘 레이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총장이 각각 좌장과 토론을 맡았다.
◇대학은 새로운 경험의 장 제공해야
대학 학위와 성적은 앞으로 인재의 실력을 보증하는 지표가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게 되면서 기존에 지식 중심으로 이뤄진 대학 교육이 무의미해졌다는 것이다. 맹 교수는 “AI에 물어보면 바로 답이 나오는데 대학이 가르치는 지식이 값어치가 있겠느냐”며 “이미 빅테크는 졸업장 대신 자체 평가 기준으로 인재를 영입한다”고 했다.구글 인사(HR) 비즈니스 파트너와 카카오 인사총괄 부사장 등을 거친 황 교수는 “기업 출신 시각에서 보면 대학이 산업 현장 등 외부와 지나치게 단절된 게 사실”이라며 “지금처럼 단과대학별로 벽을 세워 전공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는지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학교는 지식 대신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맹 교수는 “학교는 다른 사람, 다른 지역 등 가보지 않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이런 교육은 강의실 안에선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한 학기 내내 들어야 하는 과정보다는 몇 주 과정의 짧은 코스를 제공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도록 해야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도 “본인의 전공과 AI를 접목할 수 있도록 ‘양손잡이 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이 길러야 하는 건 주어진 문제를 잘 푸는 게 아니라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는 인재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황 교수는 “AI가 풀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창조할 수 있는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컴포트존’(안전지대)을 뚫고 나와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해도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도전하는 용기 있는 ‘문제아’를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
인간과 AI를 가르는 기준으로는 창의성을 꼽았다. 레이프 총장은 기존 지식을 연결하는 AI의 능력과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는 인간의 능력을 구분했다. AI는 방대한 지식을 인간이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지만, 인간이 과거 쌓아 올린 지식으로 훈련받았다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에이전트는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없고, 그렇게 설계돼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다만 맹 교수는 AI의 창의성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중요한 건 AI에 창의성이 있는지를 따지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과 AI의 창의성이 어떻게 다른지 묻는 일이라고 했다. 그가 주목한 차이는 몸을 통해 느끼고 경험하는 인간의 특성이다. 맹 교수는 “AI는 심장이 없는 디지털 존재”라며 “흉내 내는 것과 우리처럼 심장을 갖고 느끼고 말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AI와 구분되는 ‘인간다움’을 찾기 위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문학을 통해 가르쳐야 하는 건 역설적으로 ‘기계다움’이다. 황 교수는 “AI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해야 인간이 지닌 ‘고유의 가치’도 지킬 수 있다”며 “기계다움과 인간다움의 차이를 이해하는 게 AI 시대 인문학의 방향”이라고 했다.
신연수/최한종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