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측 가능케한 망원경처럼…AI로 신산업 개척해야"
“1800년 이후 인류가 자동화만 해 왔다면 우리에겐 백신도, 로켓도, 컴퓨터도 없었겠죠. 물질적 번영은 자동화가 아니라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는 데서 옵니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겸 미래 일자리 프로그램 디렉터(사진)는 4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인공지능(AI)이 몰고 올 ‘일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프레이 교수는 생성형 AI가 임금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지만, 사람이 하던 일을 그대로 대체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을 ‘대체형 기술’과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술’로 구분했다. 대체형 기술은 인간이 하던 업무를 단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반면 가능성을 열어주고 인간을 보완하는 기술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끈다. 프레이 교수는 이 기술의 사례로 망원경을 꼽으며 “망원경은 단 한 명의 인간도 대체하지 않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일, 예컨대 우주 관측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술일까. 프레이 교수는 새로움을 다루기 어려워하는 AI의 약점을 지적했다. 그가 강조하는 건 인간의 관여와 실험이다. 새 일자리는 사람이 AI를 활용해 새 제품과 산업을 개발할 때 생긴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컴퓨터 혁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곳은 하위 구성원에게도 의사결정 자율성이 부여된 분권화된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발표자도 AI를 활용하는 인력과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지현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 본부장은 “기업의 89%가 AI를 도입했지만, AI로 의미 있는 이익 성장을 이룬 곳은 10% 미만”이라며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과 프로세스에 대한 변화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아세안 인사부문 디렉터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없이 기술만 들이면 어제의 문제를 자동화하는 데 그친다”고 했다.

송은경/사진=임형택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