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경제연구실 책임연구원이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기술은 기회인가, 불평등의 확대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형택 기자
이승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경제연구실 책임연구원이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기술은 기회인가, 불평등의 확대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형택 기자
"과거 디지털 격차가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른 차이였다면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전문성과 생산성, 소득까지 달라지는 '증강 격차'가 나타납니다."

이승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연구실 책임연구원은 4일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 기조 세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AI를 활용해 개인과 기업의 역량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새로운 불평등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이승민 연구원은 AI가 저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 격차를 줄일 수 있지만 복잡한 문제 해결에서는 오히려 전문가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 업무에서는 AI를 활용한 노동자의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지만, AI의 결과를 검증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서는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해법으로 직무 재설계를 제안했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체하면 청년들이 중·고급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까지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존 업무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함께 일하도록 직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역량을 높이는 기업을 평가해 지원하는 ‘AI 증강영향평가’ 도입도 제안했다.
루카 베기아슈빌리 유네스코 AI윤리전문가네트워크(AIEB) AI 정책 컨설턴트가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기술은 기회인가, 불평등의 확대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형택 기자
루카 베기아슈빌리 유네스코 AI윤리전문가네트워크(AIEB) AI 정책 컨설턴트가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기술은 기회인가, 불평등의 확대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형택 기자
베기아슈빌리 컨설턴트는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주목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전망에 따르면 AI와 정보처리 기술로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900만개의 일자리가 대체되지만 1100만개가 새로 생길 수 있다.

베기아슈빌리 컨설턴트는 "AI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더라도 사라지는 일자리와 요구되는 역량이 다를 수 있다"며 "일자리가 늘어나도 기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기 어려워 구조적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 수요를 분석해 필요한 직무 교육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직원 재교육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사회적 대화도 주문했다.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가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기술은 기회인가, 불평등의 확대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형택 기자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가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기술은 기회인가, 불평등의 확대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형택 기자
김혜일 DAO는 AI 시대에 장애인의 디지털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이미지 설명과 음성·문자 변환 등을 통해 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돕지만 서비스 설계에 따라 새로운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AI의 잘못된 이미지 설명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기본적인 서비스 접근성 확보와 AI 특성을 고려한 설계, 디지털 활용 교육을 포용적 기술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술이 모두에게 기회를 만들고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