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르네 키질체크 미국 코넬대학교 정보과학과 교수, 배노조 삼성글로벌리서치 인재경영연구실 부사장, 이재영 이화여자대학교교육공학과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2026.11.4 문경덕 기자
4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르네 키질체크 미국 코넬대학교 정보과학과 교수, 배노조 삼성글로벌리서치 인재경영연구실 부사장, 이재영 이화여자대학교교육공학과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2026.11.4 문경덕 기자
“인공지능(AI)이 좋은 결과물을 낼 수는 있어도 전문성까지 길러주지는 않습니다.”

르네 키질체크 미국 코넬대 정보과학과 교수는 4일 ‘글로벌인재포럼 2026’의 ‘AI가 답하는 세상,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가’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실험을 소개했다. 미국 로펌 11곳의 특허 변호사 133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AI를 쓰게 했다. 이후 AI를 사용한 테스트에선 주니어와 시니어 변호사가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냈다. 하지만 AI를 쓰지 못하게 한 테스트에선 결과가 갈렸다. 시니어 변호사는 이 기간 AI를 활용하면서 실력이 크게 늘었지만 주니어는 그렇지 못했다.

키질체크 교수는 "해당 분야를 잘 모르면 AI도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라며 "적어도 앞으로 10~20년은 전문지식 교육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영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전문성은 한번 갖췄다고 계속 유지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야 하는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해 직접 업무를 해보고, 업무에 대해 판단하고 피드백을 받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결과물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평가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젤체크 교수는 "AI를 사용해 어떤 자료를 얼마나 살펴봤고 무엇을 고쳤는지 같은 작업 기록을 AI로 분석하면 학습하는 과정을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 없이도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인지, AI 결과물을 검증할 눈은 있는 사람인지, AI의 기여와 자신의 역량을 명확하게 구분해 낼 수 있는지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AI 시대 평가와 인재 육성은 큰 고민거리다. 배노조 삼성글로벌리서치 인재경영연구실 부사장은 "AI 도입으로 일은 빨라지고 결과물은 좋아졌다"면서도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지, 구성원에 대한 교육은 어떻게 다시 설계할지 등이 새로운 과제"라고 했다. 배 부사장은 해법으로 ‘3R’을 제시했다. AI와 사람의 역할을 다시 나누고(Redesign), 결과와 함께 근거와 기여를 평가하며(Review), 평가를 다음 과제와 배움으로 잇는(Reconnect) 것이다.

AI가 중간 관리자를 불필요하게 만든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배 부사장은 "평가는 1년 한번 특정 시점에 등급을 매기는 게 아니라 업무에 대한 과정 자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며 "제대로 평가하고 교육하기 위해 오히려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AI로 인해 신입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해당 직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구는 단순히 AI에 맡길 수 없다"며 "AI에 질문 던지고 결과물을 평가할 직원을 양성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