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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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관계 재개를 강요하거나 동의 없이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스토킹으로 규율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교제폭력이 물리적 폭력으로 번지기 전인 '지배·통제' 단계부터 접근금지 등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발의된 스토킹처벌법 개정안은 교제관계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지배·통제 행위 9개 유형을 스토킹행위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지원할 방침이다.

관계 강요도 스토킹

개정안은 상대방에게 교제 등 관계의 형성·유지·재개를 강요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행위를 규율 대상에 포함했다. 동의 없이 위치정보 수집 장치나 프로그램을 설치·운용하거나, 상대방에게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행위도 추가한다. 처음에 위치추적에 동의했더라도 이후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 계속 추적하면 규율 대상이 된다.

기술을 이용한 통제도 포함된다. 비밀번호 등 정보 제공을 강요하거나 권한 없이 SNS 계정 등에 접속해 정보를 열람·취득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직장·학교 등에 상대방의 허위사실이나 사생활의 비밀을 퍼뜨리거나 이를 예고하는 행위, 교제 과정에서 알게 된 사생활이나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알리는 행위도 스토킹행위에 추가한다.

피해자 주변을 겨냥한 위협 역시 규율한다. 피해자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가하거나 이를 예고하는 행위, 반려동물을 해치거나 해치겠다고 알리는 행위가 해당한다. 위계·위력 등 현저히 부당한 방법으로 가족·친구·동료와의 교류를 제한하거나 차단하게 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법무부는 일부 지배·통제 행위가 현행법상 스토킹행위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대응에 공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별 후 반복적으로 관계 재개를 요구하더라도 폭행·협박이 수반되지 않으면 강요죄로 처벌하기 어렵고, 몰래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행위만으로는 처벌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위험 신호가 나타나도 수사기관이 개입하거나 보호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폭행 전부터 접근금지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해당 행위에 대해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잠정조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이뤄져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스토킹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혀도 수사·처벌이 가능하다.

법무부는 공소청·경찰청과 수사 및 잠정조치 관련 실무 기준을 정비하고, 성평등가족부 등 관계기관과 피해자 지원 체계의 연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