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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지구 여섯 바퀴 돌아 만난 300회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누구나 자유롭게 찾아와 국회의원을 만나는 ‘국쫌만’은 내 총선 공약이었다. 공직 생활 30여 년 동안 시민들이 국회의원은커녕 담당 공무원도 만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수없이 봤다. ‘정치는 주름살 펴기’라고 생각했다. 주민 한 분 한 분의 민원을 듣고 환한 얼굴을 되돌려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2020년 6월 13일 시작한 ‘국쫌만’이 오는 31일 300회를 맞는다. 1년이 52주이니, 명절 등을 빼고 매주 빠짐없이 한 셈이다.
지난주까지 ‘국쫌만’에는 약 7250명의 민원 총 1819건이 들어왔다. 그중 888건을 처리했다. 둘 중 하나는 해결한 셈이다. 418건은 처리 중이다. 어떻게든 끝을 보고 주민에게 일일이 설명해 드린다. 숫자는 건조해도 건마다 사연이 담겨 있다. 두툼한 서류를 펼치며 눈물을 쏟은 분도 많다.
한 어르신이 대법원 판결까지 난 사안을 한참 동안 울면서 하소연한 적이 있다. 마음은 아팠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죄송스러웠다. 어르신은 울음을 멈추고 미소를 지었다. “방법 없는 건 압니다. 그래도 국회의원이 얘기를 다 들어주니 이제 속이 풀리네요.”
별다른 민원 없이도 인사와 담소를 나누려고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루에 100명이 넘을 때도 있었다. 소문이 났는지 부산은 물론 충청, 경기도에서도 찾아와 지역 민원을 전하며 머쓱한 듯 덧붙인다. “우리 의원은 이런 거 안 해요.” 남구 일만 해도 넘치지만 외면할 수는 없다. 지방자치단체로 연락해 해결을 도운 일도 적지 않다.
물론 가끔은 지친다. 궂은 날씨를 핑계로 하루쯤 미루고 싶다. 금요일 밤 12시가 넘어 여의도 일이 끝나면 토요일 오전만이라도 늦잠을 자고 싶다. 하지만 새벽 첫차라도 타고 내려갔다. 실망할 어르신이 계실까 봐, 청년과 어린이의 소중한 목소리를 놓칠까 봐, 주민 주름살이 늘어날까 봐, 감히 ‘국쫌만’을 거를 수 없다.
정치인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런 시선도 이해한다. 국회의원 300명이 모두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만은 초심을 이어가려고 한다. 다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국쫌만을 통해 최대한 만나고 경청하며 주민 한숨을 덜어드리려고 한다. 그렇게 더 행복한 국민의,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400회, 500회까지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