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러츠키 하버드의대 교수(왼쪽)와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지현 기자
조지 플러츠키 하버드의대 교수(왼쪽)와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지현 기자
“심혈관 질환을 앓는 과체중·비만 환자가 위고비를 투여하면 뇌졸중 등 응급상황 발생 위험이 20% 낮아집니다. 진료 현장을 바꾸는 ‘랜드마크 연구’죠.”

조지 플러츠키 하버드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심장예방내과 교수는 최근 기자를 만나 “위고비가 심장내과 진료실 풍경을 바꾸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노보노디스크(노보)의 위고비를 투여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셀렉트’ 연구의 글로벌 책임자다. 41개국 1만760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쓰도록 허용한 근거가 됐다.

연구 결과가 발표된 뒤 미국에선 심장내과 의사들도 비만 치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심혈관 질환자 중 상당수는 평소 스타틴 등 고지혈증 약을 복용한다. 셀렉트 임상에도 이런 환자가 90%가량 포함됐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위고비는 고혈압, 고지혈증약과 병용할 수 있고 투석할 정도로 콩팥 기능이 나쁜 환자에게도 쓸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유럽 등에선 비만 합병증 환자 치료에 위고비를 적극 활용한다. 한국에선 보험 혜택을 못 받아 환자 부담이 큰 데다 여전히 ‘미용 목적 의약품’이란 인식이 강하다. 노보는 이달 초, 이 약을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해 달라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청했다.

플러츠키 교수는 “치료 비용과 이점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며 “비만과 심장질환을 앓는 사람이 세상을 일찍 떠났을 때의 생산성과 사회적 비용의 가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적정 용량을 용법대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 교수는 “위고비는 원칙대로 단계별 증량하면 위장관 부작용으로 약을 끊는 비율이 2~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