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0%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한경 보도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도 8000~9000가구 선에서 절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주택 공급을 놓고 대립하던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서울 주택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서울 주택시장 불안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86주 연속 올랐다. 역대 최장기간 상승세다. 올해 들어 강북권을 중심으로 전셋값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올해 누적 전세가 상승률이 10%를 넘긴 곳은 성북·노원·강북·도봉·성동구 등 5곳이다. 집을 사기도, 빌리기도 어려워지면서 서민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는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릴 현실적 수단이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착공이 예상되는 253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용적률을 높이면 추가로 약 4만3000가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특혜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은 제외하고, 역세권 여부 등에 따라 대상지를 선별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 공급 확대는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직 가구 수를 합의하지 못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업무 기능과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공급 규모를 조속히 확정해야 할 것이다. 지난 ‘8·13 주택 신속 공급 방안’에 따라 추진하는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사업도 발표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토지 보상과 인허가,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공원 개발처럼 견해차가 큰 사안에 묶여 다른 주택 공급책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된다. 합의한 사안부터 법령 정비와 후속 절차 등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주비 대출규제 완화 등 기존 정비사업 병목을 푸는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 정부와 서울시는 단순한 가구 수가 아니라 착공과 입주 실적 등으로 공급 의지를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