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커버 스토리
2026 대한민국 ESG 리더 15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행력이 미래 비전을 바꾸고 있다. 과거 ESG가 선언과 목표 수립, 정보공개 체계를 갖추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실제 사업과 조직, 공급망에서 얼마나 성과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한 핵심과제로 대두됐다. 어떤 ESG 과제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본과 인력을 배분할 것인지, 이를 사업전략과 조직의 실행체계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등 ESG 리더십이 CEO의 중요한 역할이 됐다.

<한경ESG>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올해 ‘2026 대한민국 ESG 리더 15’를 선정했다. 환경(E)·사회(S)·지배구조(G) 각 영역에서 기업의 변화를 이끌고 ESG를 실제 경영에 접목한 리더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기업의 ESG 성과 평가를 넘어, 해당 기업이 직면한 핵심 ESG 과제를 경영전략과 의사결정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연결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결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스틴베스트가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해 E·S·G 각 부문 상위 20개사를 1차로 선정하고, 이들 기업에 대해 ESG 전문가들이 심층적인 세부평가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정량평가 70%와 전문가 정성평가 30%를 합산해 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별 상위 5개 기업의 리더, 총 15명을 선정했다

1차 정량평가에서는 환경 부문의 경우 환경자원 및 오염물질 관리, 환경부하 저감 목표 등을 평가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고용 다양성과 포용성, 직원 복지 및 일·생활 균형, 공정·상생 기반의 공급망 ESG 등을 살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권리 보호와 이사회 독립성, 이사 보수, 감사기구, ESG 거버넌스 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삼았다.

2차 정성평가에는 ESG 분야 전문가 8명이 참여했다. 평가위원들은 정량 지표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리더의 ESG 전략과 실행력, 각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과 주요 ESG 이슈에 대한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평가위원마다 세부적인 판단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ESG를 별도 활동에 머물게 하지 않고 각 산업의 핵심 경영과제와 연결해 실제 변화를 만들어 내는 리더십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되었다.

ESG 리더 15인 선정…CEO 실행력이 기업 비전 갈랐다[2026 ESG 리더]

ESG 리더 15인 선정…CEO 실행력이 기업 비전 갈랐다[2026 ESG 리더]

송호성 기아 대표, 환경경영·기후대응 주목…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 환경부하 관리 등 호평


환경(E) 부문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가 최종 93.11점으로 1위에 올랐다. 정량평가에서 기아는 친환경 연구개발과 특허, 제품 전 과정의 환경부하 개선,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등에서 성과가 확인됐다. 정성평가에서는 자동차산업의 핵심 환경 과제인 탄소중립을 전동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사업전략에 연결하고, 환경관리의 범위를 생산공정과 공급망으로 확장해 가는 점이 주목받았다.

정승원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는 90.9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친환경 연구개발과 제품 전 과정의 환경부하 관리,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서 높은 정량평가를 받았다. 전문가 평가에서는 에너지와 화학물질 사용이 많은 화학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탄소감축과 오염물질 관리를 공정과 제품의 변화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강점으로 거론됐다.

이어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가 89.12점으로 3위, 정경구 I PARK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88.16점으로 4위,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87.33점으로 5위에 선정됐다. 정량·정성 평가를 종합하면 건설에서는 친환경 건축기술과 현장 환경관리, 유통에서는 점포와 가치사슬의 환경부하 감축, 제약에서는 생산공정의 화학물질과 오염물질 관리 등 산업별 핵심 환경 이슈에 대한 대응이 평가에 반영됐다.

환경 리더 5명의 공통점은 기후변화 대응을 별도의 ESG 활동으로 두기보다 자신의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과제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전동화, 화학의 공정 전환, 건설의 친환경 기술, 유통의 환경부하 저감, 제약의 오염물질 관리처럼 본업에서 환경문제의 해법을 찾는 ‘사업 전환형 리더십’이 두드러졌다.

ESG 리더 15인 선정…CEO 실행력이 기업 비전 갈랐다[2026 ESG 리더]

ESG 리더 15인 선정…CEO 실행력이 기업 비전 갈랐다[2026 ESG 리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 ‘사람과 안전’ 책임 확장…
안전보건경영 등 호평받은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


사회(S) 부문에서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이 95.34점으로 1위에 선정됐다. 정량평가에서는 일·생활 균형과 가족친화경영, 여성 인력, 안전보건뿐 아니라 협력사 행동규범과 ESG 평가, 고충처리 채널 등이 강점으로 나타났다. 정성평가에서는 항공산업의 핵심 사회 이슈인 ‘사람과 안전’을 중심으로 임직원 관리와 협력사·공급망 관리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92.24점으로 2위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가족친화경영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 협력사 안전보건 프로그램과 ESG 평가 등에서 성과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철강업의 구조적 위험인 산업안전을 핵심 경영과제로 다루고 현장 중심의 예방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안전관리의 범위를 협력사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는 91.38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정량평가에서는 일·생활 균형과 가족친화경영, 복리후생, 안전보건과 공정거래 등이 강점으로 나타났다. 정성평가에서는 직원 중심의 조직문화뿐 아니라 협력사와 원료 공급망까지 사회적 책임의 범위를 확장하고, 식품산업의 특성을 공정거래와 상생협력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가 89.90점으로 4위, 최태원 SK 대표이사가 88.94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사회 부문에서는 ‘책임의 확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직원 복지와 다양성에서 출발해 산업안전, 인권, 공정거래, 협력사 ESG까지 관리 범위를 넓힌 리더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ESG 리더 15인 선정…CEO 실행력이 기업 비전 갈랐다[2026 ESG 리더]

ESG 리더 15인 선정…CEO 실행력이 기업 비전 갈랐다[2026 ESG 리더]

현신균 LG CNS 대표, 주주권 보호 등 호평…
이사회 독립성 강화한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주주권 보호와 이사회 독립성, 보상체계 등 정량적으로 확인되는 제도뿐 아니라 이사회와 감독기구가 실제로 얼마나 독립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전문가 평가의 주요 관점이었다.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가 최종 96.99점으로 지배구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LG CNS는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21일 이전에 공시하고 전자투표제를 운영하는 등 주주권 보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사 보수 역시 기업 성과와 연계해 관리한 점 등이 정량평가에 반영됐다. 정성평가에서는 이사회 독립성과 감독체계, ESG 거버넌스의 실효성 등이 주요 강점으로 평가됐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는 종합 96.54점으로 2위에 올랐다. 주주총회 사전 공시와 전자투표제 운영, 이사 보수의 적정성과 장기성과 연계 등이 정량평가에 반영됐다. 전문가 평가에서도 감사·보상체계의 독립성과 경영진을 견제하는 감독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이 주요 강점으로 거론됐다

방경만 KT&G 대표이사는 95.87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집중투표제와 주식소각, 주주환원정책, 독립적인 보상위원회 등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정성평가에서도 일반주주의 권리와 주주가치 제고를 실제 제도로 구현하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한 점이 주목받았다. 이어 황병우 iM금융지주 대표이사가 93.87점으로 4위, 기우성·서진석 셀트리온 공동대표가 92.33점으로 5위에 선정됐다.

올해 조사에서 환경은 본업의 녹색전환, 사회는 사람에서 공급망으로의 책임 확대, 지배구조는 주주권과 독립적 감독체계의 실효성이 리더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나타났다. 정량평가에서 확인된 기업의 ESG 성과에 전문가들이 평가한 리더의 전략과 실행력을 더한 결과다. ESG를 선언에 그치지 않고 각 산업의 핵심 과제를 사업전략과 조직의 실행체계로 연결한 ‘실행형 리더십’이 올해 ESG 리더 15인의 공통점이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