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갤럽 조사 지지율 37%로 4주 연속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어제 100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국정 수행 지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자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고 숙고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며 “언제나 국민은 옳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예정된 회견 시간을 30분 늦춰가며 문구를 가다듬었을 정도로 공을 들인 이 대통령이다. “작은 성과와 국민이 보내주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고 고백한 데서 보듯 평소의 자신만만함 대신 몸을 낮추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실망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연임 개헌에 대한 의구심을 지운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도 “지금 논란이 되는 조작 기소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 및 처분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국회(여당)에 요청했다. 진작에 투명하게 정리했어야 할 일들이다.

첫머리발언에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다”라는 대목을 굳이 집어넣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여권 내분을 염두에 둔 것이겠지만, 대국민 기자회견에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과 달리 지지층을 바라보는 정책으로 기울어진 것도 민심 이반의 이유가 아닌가.

경찰의 수사권 독점을 걱정하는 일반 국민의 불안보다 개혁 후퇴를 의심하는 지지층을 달래는 데 주안점을 둔 ‘불가역적 검찰 개혁 완수’ 발언이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점 등도 다소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정책 재점검 의지를 보이지 않은 부동산 해법 언급 역시 미흡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 기자회견에 실망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생·개혁·통합의 길을 걷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국민의 지지는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 말이 아닌 결과로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