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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 앞에서 상관에 "X신" 욕설한 대위…대법 "상관모욕죄 아냐"
4~5명이 우연히 들은 비하 발언
"공개·반복·확산 방식 아니면 처벌 못해"
"공개·반복·확산 방식 아니면 처벌 못해"
여러 사람이 발언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공개적으로 전달되거나 반복·확산될 만한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해야 처벌할 수 있다는 취지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상관모욕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대위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중대장으로 근무하던 2023년 11월 부대 행정반에서 병사 4~5명이 있는 가운데 상관인 정보작전과장 B소령의 지시에 불만을 품고 욕설과 함께 "중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군인이 아니었으면 이미 때리고도 남았다"는 취지로 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 2월에는 B소령의 멱살을 잡고 벽 쪽으로 밀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일부 상관모욕 혐의와 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하급자인 병사들이 듣는 자리에서 발언해 군 조직의 위계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상관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문서나 그림을 공개적으로 게시하거나 연설하는 것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해야 성립한다.
대법원은 "주변 병사 몇 명이 일하거나 지나가다가 들었던 사실이 인정될 뿐"이라며 발언이 공개적으로 전달되거나 여러 군인에게 반복·지속적으로 이뤄지고 확산될 만한 방법으로 표현됐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다. 단순히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상관을 모욕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7월 22일 새롭게 제시한 상관모욕죄의 '공연성' 기준을 적용한 사례다. 당시 전합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본 1999년 판례를 27년 만에 변경했다.
다만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은 유지됐다. 대법원은 상관모욕 부분과 폭행 부분이 함께 하나의 형을 선고받은 만큼 원심 판결 전부를 파기환송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