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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립대 교수 징계도 변호사 동석권 보장해야"
대학원생 성희롱·추행으로 해임된 교수 소송
"방어권 본질적 내용"…원심 깨고 파기환송
"방어권 본질적 내용"…원심 깨고 파기환송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중앙대 부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청심사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대학원생 B씨에게 자신의 팔뚝을 만지게 하고 머리카락을 넘기며 외모를 칭찬하거나, 카카오톡에서 수차례 '이쁜이'라고 부르며 전신사진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인권센터의 조사 이후 교원징계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가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2022년 A씨의 해임을 의결했다.
쟁점은 징계 사유 자체보다 징계 과정에서 A씨의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됐는지였다. A씨는 징계위 심의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징계위는 대신 변호사가 심의장 인근 대기실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A씨가 변호사와 상의한 뒤 진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실제 심의 과정에서 A씨가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상담한 적은 없었다.
1·2심 “변호사 동석 없어도 방어권 침해 아냐”
1·2심은 징계 절차에 위법이 없다고 봤다. 학교법인과 사립학교 교원의 관계는 원칙적으로 사법상 법률관계인 만큼 사립학교 교원 징계는 행정절차법이 적용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징계절차에서 변호사 동석권이 법률상 보장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설령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더라도 A씨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징계위에 변호사 의견서를 미리 제출했고, 변호사가 인근에서 대기하면서 필요할 경우 상담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 “동석·진술권은 방어권 본질”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사립학교 교원도 징계절차에서 국공립학교 교원에 상응하는 수준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봤다.대법원은 교원지위법이 제정되면서 사립학교 교원도 국공립학교 교원과 마찬가지로 징계 등에 대해 소청심사를 청구하고, 그 결정에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 점에 주목했다. 이처럼 불복절차를 통일적으로 규정한 것은 사립학교 교원의 신분과 지위를 국공립학교 교원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보장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사립학교 교원이 선임한 변호사가 교원징계위원회에 동석해 그를 위해 필요한 의견을 진술하는 것 역시 방어권 행사의 본질적 내용에 해당한다"며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징계 대상자나 선임된 변호사가 징계위 동석·진술을 요구했는데도 학교 측이 이를 거부했다면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으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의 해임에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본 원심이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절차에서 변호사 동석·진술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사립학교 교원 징계절차에서도 변호사 동석·진술권이 방어권의 본질적인 내용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법리를 대법원이 처음으로 명시한 사례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