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한체육회장./사진=뉴스1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사진=뉴스1
경찰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전 대한탁구협회장)의 ‘탁구 국가대표 선발 개입’ 의혹과 관련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자 고발인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찰 수사의 적정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탁구계 관계자 A씨 측은 지난 7일 서울경찰청에 유 회장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과 이의신청 접수 거부가 적절했는지 다시 판단해달라는 취지다. 수사심의는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이 경찰의 수사 절차나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심의를 요청하는 제도다.

이번 수사심의 신청은 A씨 측이 앞서 제기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A씨 측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해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경찰은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주체는 고소인 등으로 제한된다. 2022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은 폐지됐다. 경찰은 A씨가 사건을 고발한 만큼 이의신청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A씨 측은 국가대표 선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 당사자인 만큼 단순 고발인이 아니라 고소인 지위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신청을 통한 검찰 판단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경찰 수사심의 절차를 통해 사건을 다시 들여다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유 회장을 △대한탁구협회 인센티브 부당 분배 △탁구용품 부당 처분 △미국 프로리그 견학 당시 부모 동행 △후원 항공권 사적 이용 △디비전리그 경기장 부당 선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개입 등 6가지 의혹으로 고발했다.

지난 6월 3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A씨가 고발한 유 회장 관련 의혹 사건을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송치했다. 함께 고발된 김택수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과 정해천 전 사무처장에게도 같은 결론을 냈다.

경찰은 국가대표 선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유 회장이 국가대표 선발의 최종 권한을 가진 만큼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유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탁구장이 디비전리그 경기장으로 선정돼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프로리그 견학 당시 부모를 동행하게 했다는 의혹과 대한항공 후원 항공권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 역시 증거불충분으로 판단했다. 인센티브 부당 지급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 회장에게 지급 결정 권한이 없어 업무상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