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 일당이 들여온 합성마약 '야바'. 서울경찰청 제공
B씨 일당이 들여온 합성마약 '야바'. 서울경찰청 제공
캄보디아·필리핀·태국 등 동남아에서 필로폰과 케타민, 야바 등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3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마약을 해바라기씨 봉투와 화장품 용기에 숨기거나 사타구니에 테이프로 감아 붙여 입국하다 검거됐다. 경찰은 밀수·유통·투약 사범 등 30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7명을 구속하고 시가 약 6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1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밀수책 7명과 유통책 13명, 투약자 10명 등 총 30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밀수책 5명, 유통책 8명, 투약자 4명 등 17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필로폰 1.25㎏과 케타민 500g, 야바 2000정, 에토미데이트 500㎖를 압수하고 범죄수익 2745만원도 환수했다. 범행을 지휘한 해외총책 3명은 인터폴 적색수배 된 상태다.

A씨 일당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캄보디아에 체류하는 해외 마약상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과 케타민 등을 국내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밀수책과 국내 유통책인 이른바 ‘드라퍼’를 모집했다. 운반책들은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에서 마약을 해바라기씨 봉투 안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들여왔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필로폰을 사타구니에 댄 뒤 테이프로 여러 겹 감아 몸에 붙이는 방식으로 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제공.
밀수책들은 한 차례 해외에 다녀올 때 200만~300만원을 받았고 드라퍼들은 마약을 특정 장소에 가져다 놓을 때마다 건당 약 3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운반책들은 채무가 많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범행에 가담했으며 약속한 대가를 모두 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7월 인천 주안역 인근에서 필로폰이 든 해바라기씨 봉투 8개가 담긴 쇼핑백을 상호 간 전달했다. 당시 봉투 안에 들어 있던 필로폰만 약 800g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압수한 총 필로폰 1.25㎏은 약 41만명이 한 차례씩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약 40억원 상당이다. 같이 들여온 케타민 500g은 약 16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약 16억원 상당이다.

B씨 일당은 지난달 태국인 해외총책이 태국에서 밀수한 야바 2000정을 넘겨받아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야바는 메스암페타민, 카페인 등 환각 성분이 혼합된 합성마약으로 주로 동남아에서 유통된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모두 태국인으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야바를 호일과 비닐 등으로 여러 겹 포장한 뒤 과자 상자에 숨겨 국내 체류 태국인 등을 상대로 판매했다. 경찰은 충북 증평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려던 불법체류 태국인 피의자 B씨를 추격 끝에 검거하기도 했다.

C씨는 지난 6~7월 태국에 체류하는 해외 마약상의 제안을 받고 고향에서 알고 지내던 후배를 운반책으로 끌어들여 에토미데이트를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총 1000㎖를 반입했으며 두 번째 범행에서 화장품 용기에 숨긴 에토미데이트 500㎖가 인천공항 입국 과정에서 세관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국정원, 세관과 공조했다. 경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동남아발 마약 밀수·유통 첩보를 넘겨받아 A씨와 B씨 일당을 추적했고, C씨 사건에서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첩보를 세관과 공유해 입국 단계에서 에토미데이트를 적발했다.

경찰은 해외총책의 검거와 국내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국정원·세관 등 관계기관과 해외 마약류 밀수 정보를 공유해 국내 유입을 차단할 방침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