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자청은 9월1일 부산·경남 대학 등과 초광역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부산진해경자청은 9월1일 부산·경남 대학 등과 초광역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기업의 투자지역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좋은 입지와 인센티브뿐 아니라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하고, 투자 이후 안정적인 성장과 인력 확보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청장 박성호, 이하 경자청)이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기업지원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투자유치에 머물지 않고 ‘투자-기업 성장-인재 양성’으로 이어지는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복잡한 투자 과정… 해결사 ‘BJ-INVESTIA’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전경.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전경.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부산진해경자청은 기업의 투자 전 과정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 플랫폼 ‘BJ-INVESTIA’를 구축했다.

BJ-INVESTIA는 투자(Invest)에 공간·영역을 의미하는 ‘-ia’를 결합한 명칭이다. 기업의 투자 과정을 △입지·설계 △투자·설립 △금융·인센티브 △통관·물류통상 △인력·정주 △혁신성장 등 6대 분야로 나눠 분야별 전문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기업과 경자청 간 개별 상담을 넘어 기업·경자청·전문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는 방식이다.

기업이 투자에 나서면 법인 설립과 인허가부터 법률·회계, 자금 조달, 통관·물류, 인력 확보 등 다양한 과제에 직면한다. 경자청은 분야별 전문기관을 하나의 협력망으로 묶어 기업이 필요한 전문서비스에 신속하게 접근하도록 지원한다.

협력 네트워크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 김·장 법률사무소와 제1호 민관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 법무법인 태평양, 8월에는 법무법인 국제·정인과 성현회계법인이 참여했다. 법무법인 세종과 삼일회계법인도 합류하면서 기업법무와 회계·금융, 공정거래, 규제 분야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졌다.

경자청은 앞으로 금융·인센티브, 통관·물류, 인력·정주, 입지·설계, 특허·기술사업화 분야로 협력망을 확대한다. 시중은행과 지역 금융기관, 관세·노무·특허법인, 건설사, 감정평가법인 등 다양한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투자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외투기업 성장지원 민관협력기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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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후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BJFEZ 외투기업협의회’도 운영한다.

경자청은 7월 관내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영환경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투기업협의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경자청이 처음 구축한 외국인투자기업 공식 협력체계로, 기업과 전문가가 함께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형 민관 협력기구다.

협의회에는 외투기업과 함께 법무법인 세종을 비롯한 법률·회계 전문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등 글로벌 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단순한 서면 자문에 그치지 않고 관세·세무·법률 등 분야별로 기업과 전문가를 연결해 현장의 애로를 해결한다.

외투기업협의회와 전문가 자문단은 업무협약을 맺고 관세·세무·법률 분야 자문과 정보 공유, 글로벌 신산업 트렌드와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세미나·포럼, 기업 고충 처리를 위한 간담회와 실무 네트워크 구축 등을 공동 추진한다.

특히 협의회에서 도출된 기업 애로사항과 규제 개선 과제는 행정에 반영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관계기관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회원기업 중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춘 ‘민간 주도형 자생적 협의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산업수요에 필요한 지역인재 육성

부산진해경자청은 부산대학교, 창원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 인제대학교 등 4개 대학 앵커사업단과 부산·경남 앵커센터, BJFEZ 입주기업협의회,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등 총 9개 기관·단체와 초광역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대학의 교육·인적자원과 기업의 산업수요를 연결해 지역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함께 키우기 위해서다.

그 중심에는 ‘BJFEZ 공유캠퍼스’가 있다. 공유캠퍼스는 부산·경남 대학이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지역기업과 산업현장을 연결하는 교육·산학협력 플랫폼이다. 우선 경자청 내 공간에서 공동교육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향후 참여 대학과 기업의 수요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내 별도 공간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공유캠퍼스에서는 대학 간 공동교육과정과 공동강의, 학점교류뿐 아니라 BJFEZ 입주기업 현장견학, 현장실습·인턴십, 산학 공동 프로젝트, 재직자 교육 등을 운영한다.

특히 대학생들이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을 중심으로 한 항만·물류산업과 BJFEZ 물류·제조기업을 직접 경험하도록 해 지역기업을 새로운 진로와 취업 기회로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목표는 ‘지역산업 이해-현장 경험-취업-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대학은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은 지역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며, 청년은 지역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투자유치는 입지와 인센티브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회계·금융·물류·인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하는 종합예술”이라며 “투자 과정의 전문서비스부터 기업의 현장 애로 해결, 지역인재 양성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