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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부탁했지만 '구청장 지위' 이용은 아냐"…이갑준 벌금 500만원
대법, 검찰 상고 기각…공무원 신분 선거운동만 유죄
"구청장 아닌 개인적 친분 이용한 부탁 성격 강해"
"구청장 아닌 개인적 친분 이용한 부탁 성격 강해"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유죄지만, 구청장으로서의 영향력까지 동원해 선거운동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구청장의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구청장은 제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2월 부산 사하구에서 열린 다대포 달집문화축제 행사장에서 지역 청년 봉사단체인 청년연합회 임원 A씨에게 전화해 당시 국민의힘 부산 사하갑 후보였던 이성권 의원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 의원에게 건네 직접 지지를 요청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3월에도 사하구청 구청장실에서 이 의원과 정책제안서 전달식을 한 뒤 A씨에게 전화해 재차 지지를 요청하고 이 의원에게 휴대전화를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쟁점은 이 전 구청장이 단순히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을 넘어 '사하구청장의 지위'를 이용했는지였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선거운동 자체를 금지하는 한편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도 별도로 처벌한다.
1심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전 구청장이 민간단체 보조금 예산 편성과 증감, 특정감사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고 A씨가 활동한 청년연합회 등이 사하구 보조금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씨가 수사기관과 1심에서 "피고인과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고, 지인이 아닌 사하구청장과 하는 통화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그러나 2심은 '구청장 지위 이용' 부분을 무죄로 뒤집었다. 이 전 구청장이 평소 A씨를 동향 후배로 인식하고 있었던 만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요청도 구청장이라는 지위보다는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한 부탁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범행 당시 A씨가 청년연합회 회장이 아니었던 점도 고려됐다. A씨는 직전 회장이었지만 당시에는 고문 성격의 이사에 불과했고,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면 실제 단체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봤다. 이 전 구청장이 A씨 가족이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에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2심은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