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금융투자협회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금융투자협회
증권업계가 기업공개(IPO)에 치우친 벤처투자 회수(엑시트)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약 1조원을 세컨더리 시장에 공급한다. 세컨더리는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비상장기업 주식이나 벤처펀드 지분을 다른 투자자가 인수하는 시장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별 개별 투자와 업계 공동펀드 조성을 병행해 벤처 세컨더리 투자를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벤처기업에 투자한 자금이 원활하게 회수돼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우선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7곳이 약 6185억원을 개별 투자한다. 참여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발행어음 사업자가 추가로 인가받아 투자에 참여하면 개별 투자 규모는 약 7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투자와 별도로 30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도 조성한다.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상위 15개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가 출자자로 참여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운용기관 모집 공고와 심사를 거쳐 최종 운용사를 선정하고 출자약정을 체결한 뒤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동펀드에는 교보증권과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참여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번 자금 공급이 기존 벤처투자자의 원활한 회수를 돕고 IPO 중심의 회수 방식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수된 자금이 새로운 벤처·혁신기업에 재투자되도록 민간 세컨더리 시장의 유동성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계획은 증권업계가 벤처·혁신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벤처 회수시장 활성화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증권 유관기관이 별도로 추진 중인 최대 1조원 규모의 지원 방안까지 더하면 금융투자업계를 통해 벤처 회수시장에 공급되는 자금은 약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