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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가까이 떨어진 코스피 > 코스피지수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19일 5.80% 하락한 6471.1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17% 내린 824.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82%, 9.75% 떨어졌다. /김범준 기자
< 6% 가까이 떨어진 코스피 > 코스피지수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19일 5.80% 하락한 6471.1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17% 내린 824.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82%, 9.75% 떨어졌다. /김범준 기자
역사적으로 미국 중·장기 국채 금리 중 한국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 ‘10년물’이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한 2023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내 주식, 채권, 원화 가치가 일제히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2600선에서 2200선으로 밀렸다.

하지만 19일 코스피지수가 6% 가까이 급락한 배경에는 이례적으로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꼽힌다. 통상 30년 만기는 10년 만기에 비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업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인 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우려를 키우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금리 쇼크에 엔비디아도 하락

'국채금리發 약세장' 재연되나…"7월 같은 폭락장 없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5.80% 내린 6471.17에 마감했다. 삼성전자(-7.82%), SK하이닉스(-9.75%) 등 대장주가 급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SK스퀘어(-11.54%), 삼성전기(-3.68%), 현대차(-4.83%)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핵심 원인은 주요국 국채 금리의 연쇄 상승이다. 간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3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막판에 소폭 내리며 연 5.285%에 마감했지만 올초 연 4.8%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미국발(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일본, 독일, 프랑스 등 다른 국가로도 퍼졌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2.34%), 마이크론테크놀로지(-7.02%)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아시아 시장 개장 직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지사가 AI 데이터센터 건설 시 환경 및 지역사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AI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한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한다. 직접적인 도화선은 유가 상승이다.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간밤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이틀 연속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장기채 매도세가 강해졌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재정 악화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최근 40조달러(약 5경5920조원)에 달하면서 시장에서 장기채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조정받은 코스피, 영향 제한적”

또 다른 핵심 원인은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플랫폼,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는 올 상반기에만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1590억달러(약 222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작년 발행 규모를 이미 제쳤다.

미국 국채 투자자들이 연 6~7%대 금리의 우량 회사채로 옮겨가자 시장에선 더 높은 국채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인 일본이 자국 장기채 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 국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 금리 추가 상승으로 2022년 리즈 트러스 당시 영국 총리발 금리 발작과 같은 쇼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국내 증시는 어떨까. 증권가에선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은 분명히 부담이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연 4.706%·18일 기준)가 아직 연 5%를 밑돈다는 점이 근거다. 7월 조정장을 거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웃돌았을 당시 코스피 선행 PER이 7배 초중반이었지만 현재는 5.6배에 불과하다”며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증시에 하방 경직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박주연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