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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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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덜어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늘려 원금을 지켜주는 것이 타깃데이트펀드(TDF)의 핵심 설계 원리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노후 자금의 ‘안전판’으로 믿고 TDF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달 이 상식이 완전히 깨졌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여파로 대부분의 TDF 상품이 손실을 낸 것이다.

◇TDF, 열에 아홉은 손실

6일 퇴직연금 분석업체 글라이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TDF 197개 가운데 185개가 손실(보수 차감 전 기준)을 냈다. 은퇴 연도와 상관없이 평균 1% 안팎씩 잃었다. 은퇴 연도(빈티지)별 평균 손실률은 TDF2035가 1.10%로 가장 높았고, TDF2060이 0.80%로 가장 낮았지만 차이가 0.30%포인트에 불과했다.

통상 은퇴가 가까운 TDF일수록 채권 비중이 높아 시장이 흔들릴 때 손실이 적다. 하지만 지난달엔 은퇴가 가장 가깝게 설계된 TDF2025(-0.97%)가 은퇴가 가장 먼 TDF2060보다 더 잃었다.
챗  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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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빈티지 안에서 어떤 상품을 골랐는지도 성과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달 빈티지별 1위와 최하위 상품의 수익률 차이는 TDF2025가 1.73%포인트로 가장 작았고, TDF2055가 5.57%포인트로 가장 컸다. 같은 차이가 최대 19.23%포인트에 달한 8월과 대조적이다.

오히려 성과를 가른 건 환헤지 여부였다.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 변동 위험을 없앤 환헤지(H)형이 유리했다는 설명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환노출(UH)형은 달러 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줄어든다.

글라이드리서치가 같은 상품의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19쌍을 비교한 결과 모두 환헤지형 수익률이 높았다. 환헤지형의 수익률은 같은 상품의 환노출형보다 평균 0.61%포인트 높았다. 빈티지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은 TDF2060과 가장 나쁜 TDF2035의 차이(0.30%포인트)보다 두 배 큰 격차다. 은퇴 연도보다 환헤지 여부가 수익률을 더 크게 갈랐다는 의미다.

◇믿었던 채권, 지난달 급락

운용업계에서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채권이 지난달엔 오히려 손실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미국 채권시장 전반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코어 미국 종합채권’(AGG)은 한 달간 2.61% 하락했다. 중기 국채 ETF(-3.35%)와 하이일드 채권 ETF(-2.91%)도 약세였고, 만기 1년 이하 단기 국채 ETF(0.26%)만 소폭 올랐다.

채권 가격이 이처럼 떨어진 건 미국 금리가 급등해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다. 시장금리는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8월 말 연 4.75%에서 지난달 말 연 5.29%로 0.54%포인트 뛰어 2022년 9월 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더 주는 새 채권이 나오기 때문에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다만 TDF의 올해 성적표까지 나빠진 건 아니다.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로 보면 9월 말 기준 197개 가운데 187개가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 들어 TDF2060 빈티지의 ‘마이다스기본 TDF’는 20.80%, ‘신한빠른대응 TDF(H)’는 18.87%의 수익률을 냈다. ‘KB다이나믹 TDF’도 TDF2050과 TDF2060 빈티지에서 수익률 16.70%를 기록했다.

글라이드리서치는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Fed의 금리 인상과 유가 급등이 맞물려 채권, 금, 리츠가 동반 급락했다”며 “채권 비중이 높은 단기 빈티지도 장기 빈티지보다 손실을 줄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