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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30대 워킹맘의 시간
김경선 인구보건복지협회장
우리나라에 주 5일제가 도입된 것이 2004년이니 그전에는 토요일까지 근무하던 시기였다. 그 와중에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아이 둘을 출산했다. 아이들 유년기와 직장생활 중 가장 바쁜 시기가 겹치면서 나의 30대는 늘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밤낮이 바뀐 둘째 아이를 키울 때 남편과 교대로 잠을 자면서 버텨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기도 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 30대 여성 고용률이 73.1%로 10년 전 56.9%에 비해 급격히 높아졌다는 기사를 접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60%대인 20대 여성 고용률이나 40대 여성 고용률보다도 30대 여성 고용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기사엔 그동안 국내 여성 고용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30대 여성의 뚜렷한 경력단절을 의미하는 M 커브 현상이 이제는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우리에게 그 의미가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예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20대, 40대보다 30대 여성 고용이 더 증가해 M자가 아니라 U자로 변해간다는 것은 우리나라 여성 고용구조도 선진국화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을 포기하는 여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30세에서 34세까지 영써티 여성 혼인율도 높아졌다고 한다. 국가 데이터처에서 발표한 혼인율 통계에 따르면 여성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지난해 30대 초반이 57.6으로 10년 전(51.8)보다 높아졌다. 30대 초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결혼이 늘어난 것은 일과 결혼 생활을 모두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해 가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써티로 불리는 그녀들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가사와 육아를 함께 하는 남성이 늘고 있는 현상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통계는 바로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다. 남성 육아휴직 대상자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이 2015년 0.6%에 불과했지만, 2024년엔 10.2%로 늘어났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사람 중 남성 비율 역시 36.4%로 증가했다. 앞으로 이 비율이 50%까지 늘어나리라고 믿는다.
내가 육아와 일을 병행하던 30여 년 전보다 육아 지원제도가 많이 확대됐고 지원금도 대폭 늘었다. 그렇지만 직장과 가정에서 가장 많은 역할이 요구되는 30대 여성들은 여전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힘든 만큼 보람은 두 배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