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또 겉만 보고 따라 하다간
한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는 월가에서 여전히 화제다. 지난 5월 출시 직후부터 한국 증시를 뒤흔들었고, 미국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종목과 레버리지 펀드의 합산 거래량이 한때 유가증권시장 하루 거래량의 70%를 차지했다.

대규모 리밸런싱이 현물 주가를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심해졌고, 지난달 반도체 조정 속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고점 대비 최대 84% 폭락하며 대량 강제 청산을 불렀다.

미국 따라 하다 겪은 혼란

이런 상품을 금융당국이 허용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나스닥에서 가능한 걸 왜 못 하게 하냐”(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엔비디아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사고파는데, 국내에 내놓으면 자금 유출을 막고 증시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한국의 시장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80조달러(약 11경3200조원)에 육박한다.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등 한 종목이 아무리 커져도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이들은 수많은 대형주 중 하나일 뿐이며 업종도 각각 다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같은 업종의 두 종목이 시가총액의 50% 안팎에 달하는 한국과 다르다. 금융당국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않은 것이다.

한국 정부가 또 미국을 따라 하겠다고 나선 게 있다. 부동산 보유세다. 미국의 재산세가 1%(2024년 기준)를 넘는데 우리는 0.147%로 너무 낮다는 논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부동산 토론회에서 “보유세를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최하 세 배는 올려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나무만 보는 것이다. 양국의 부동산 세제에서 ‘보유세율’ 하나만 떼어내 비교하는 것은 전체 과세 구조를 간과한 것이다. 미국은 보유세 중심이고, 한국은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 중심인 나라다. 미국은 보유세가 높지만 거래 단계 세금은 낮다. 최근 5년 중 2년 이상 실거주한 주택을 팔면 양도차익에 대해 1인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 부부 합산 50만달러까지 세금을 면제한다.

투자용 부동산의 경우 매각 대금으로 다른 동종 부동산을 사면 양도소득세 납부를 이월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거래세가 훨씬 높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를 미국 수준으로 올리면 국민의 전체 세 부담은 과도해진다.

부동산 세제도 혼란 부르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은 이미 ‘부동산 세금’이 높은 나라라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한국경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2024년 기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로, OECD 평균(1.6%)보다 훨씬 높다. 전체 세수에서 부동산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1.7%로, OECD 평균(5.1%)의 두 배를 넘는다. 거래세가 워낙 높아서다.

미국 세제를 참조하려면 보유세뿐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더한 전체 과세 구조를 봐야 한다. 양도세와 취득세는 놔두고 보유세만 미국처럼 올리겠다는 것은 ‘세제의 정상화’라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