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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융합산업으로 진화하는 K섬유패션
최병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필자도 동대문 광장시장의 한 평 남짓한 점포에서 출발해 패션 사업을 시작한 지 44년. 숱한 파도를 넘을 때마다 기업을 지탱한 힘은 “좋은 옷으로 국민께 즐거움을 드리겠다”는 초심이었다. 더 좋은 원단과 옷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달려온 수많은 기업인의 뚝심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첨단기술과 제조업의 역동성을 갖춘 산업강국으로 키워냈다.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돼 온 섬유패션산업이 미래형 첨단 융합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섬유센터에서 열린 의류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 의류 전시회 ‘웨어 더 퓨처’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로봇의 관절 움직임과 열 배출 특성을 고려한 입체 설계, 하이테크 소재와 첨단 봉제기술의 결합은 섬유패션이 의류 제조를 넘어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세대를 잇는 혁신과 연대가 있다. 젊은 창업가들은 패션테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2·3세 경영인들은 선대가 일군 제조 기반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선배 세대가 축적한 제조기술과 숙련된 경험 위에 청년 세대의 창의성이 더해질 때, 다른 나라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 쌓인다. 여기에 독창적인 K-컬처가 더해지면 K-섬유패션은 K-푸드·K-뷰티와 함께 세계인의 일상과 문화를 이끄는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원사와 직물, 염색·가공, 봉제, 패션·유통에 이르는 섬유패션 밸류체인을 고루 갖췄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산업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국내 제조 기반의 생태계를 강화하고 청년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미래형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직면한 과제다.
오는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뷰 인 서울(PIS) 2026’은 K-섬유패션의 첨단기술과 혁신이 한자리에 모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올해로 27회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13개국 526개 기업이 참여해 섬유패션 분야의 첨단기술과 친환경 소재, 혁신적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오랜 제조 저력 위에 첨단기술과 창의성을 더한 K-섬유패션의 경쟁력이 전 세계 바이어에게 각인될 것이다.
지금 섬유패션산업은 현장을 지켜 온 선배 기업인의 뚝심과 미래 시장에 도전하는 젊은 세대의 열정이 한데 모이고 있다. 산업의 세대교체가 단절이 아닌 계승과 혁신으로 이어져 K-섬유패션이 세계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