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상장과 동시에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국내 증시에 미친 파장은 엄청났다. 중국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맞서 공을 들여온 반도체 자립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반도체 주식은 큰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속에서 각 기업의 움직임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닐 시어링의 <격동하는 미중 패권 전쟁과 대분열의 시대>는 미·중 경쟁의 본질과 그 파장을 깊이 파고든다. 무역과 금융, 기술과 에너지, 핵심 광물과 공급망을 둘러싼 대립을 폭넓게 살피며 세계 경제의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제목에서부터 미·중 경쟁에 따른 영향을 세계화의 역행이 아닌 ‘분열’로 규정한다. 각국 무역은 계속 증가해 왔고, 국경 간 자본 이동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경쟁이 심화하면서 서로를 등지고 있다. 다른 국가들은 어느 편을 들지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분열의 시대에 핵심 광물 공급원은 중국이 미국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범위한 자원 외교를 펼친 영향이다. 그렇다면 기술은 어떨까. 이 책은 작년 현지에서 출간된 만큼 CXMT의 상장에 대해선 다루지 못했다. 그러나 배터리 등 ‘녹색 기술’을 둘러싼 양국의 역학관계에 대해선 밀도 있게 분석해 낸다. 이 분야에서 중국은 자원 네트워크와 국가적 지원으로 큰 우위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미·중 천하양분 세계의 생존법, 신간 <격동하는 미중 패권 전쟁과 대분열의 시대>
달러화의 지위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흥미롭다. 그는 달러화의 패권이 종말을 맞을 것이란 일각의 예측에 대해 과장됐다고 평가한다. 달러화의 중심적 역할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분열이 금융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리라는 소문, 특히 중국의 부상이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것이란 단순명료한 가설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저자는 최종 결론을 내리기보단 향후 세계 경제를 형성할 요인들을 고찰하는 큰 들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면서 갈등 속에선 ‘회복 탄력성’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선제적으로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기업은 번창할 것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모델에 매달리는 기업은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환경 속에서 쇠퇴할 것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