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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에 아이스크림, 참전용사엔 삼계탕…'맛있는 후원' 확산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빙그레, 해군 본부에 투게더 후원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해 해군본부에 ‘투게더 미니어처’를 후원한다. 2024년 해군본부와 협약을 맺은 이후 3년 연속 이어지는 지원이다. 제품은 해군 함정 승조원과 도서·격오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정기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함정이 출항하면 장기간 육지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고 도서·격오지에서는 냉동식품을 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 빙그레는 2024년 첫 협약 당시 투게더 미니어처 약 20만 개를 지원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눠 먹는다는 제품명도 공동체 생활을 하는 해군 장병과 맞아떨어진다.
아이스크림을 장병 사기 진작에 활용한 것은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해군은 함정에 아이스크림 제조 설비를 설치하고 전용 보급선까지 운영했다. 전쟁 중 아이스크림은 장병들에게 고향과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위문 식품으로 여겨졌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11개 지역의 복지시설과 군부대 등에 치킨 1만5000마리를 전달했다. 지역아동센터와 그룹홈, 요양원, 장애인복지관 등으로도 지원 대상을 넓혔다. 지난해 한 해 기부한 치킨은 2만4000여 마리에 달한다.
BBQ의 제품 기부는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경기 이천의 치킨대학에서 가맹점주 교육 과정 중 조리한 치킨을 인근 복지시설에 전달하는 ‘치킨대학 착한기부’를 비롯해 본사가 원재료를 지원하고 가맹점주가 직접 치킨을 조리하는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치킨릴레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대학을 활용한 기부는 올해로 27년째다.
지난달에는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에 참여하는 군 장병들에게 치킨을 지원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 어려운 부대를 직접 찾아가 갓 조리한 제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빙그레가 아이스크림을 접하기 어려운 함정과 격오지를 선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제품 특성과 수혜 현장의 여건을 연결했다.
군장병, 소방관, 참전유공자 등 확대
식품업계의 제품 후원 대상은 군 장병에서 소방관과 참전유공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10월까지 전국 소방서 17곳을 찾아 약 1800명분의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감사의 간식차’를 운영한다. 대형 화재와 산불, 붕괴 사고 등 재난 수습에 투입된 소방서를 우선적으로 방문한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소방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간식차뿐 아니라 소방공무원 유가족 생계비와 순직 인정 소송비, 소방관 휴식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왔다. 단발성 물품 제공보다 특정 직군과 장기간 관계를 맺는 사회공헌 방식이다.
이 사업은 6·25전쟁에 참전한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뜻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단순히 판매 제품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역사와 창업주의 철학을 후원 대상과 연결한 사례다.
연계형 사회공헌으로 진화
식품업계의 사회공헌은 과거 후원금을 전달하거나 남는 제품을 기부하는 방식에서 기업이 가장 잘 만드는 제품을 필요한 곳에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업 연계형 사회공헌’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회사는 냉동 디저트를 구하기 힘든 해군 장병을, 치킨 회사는 배달 접근성이 떨어지는 군부대와 복지시설을, 간편식 회사는 조리가 어려운 고령 유공자를 찾아가는 식이다.
식품은 수혜자가 지원 효과를 즉시 체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으로서도 대표 제품을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 다만 일회성 행사나 홍보용 제품 살포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원 규모와 대상 선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장기간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어떤 금액을 기부했느냐보다 기업의 제품과 역량을 활용해 수혜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기업의 본업과 사회적 가치를 연결한 장기적인 후원 사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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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