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각 지점의 조리장들이 분기에 한 번씩 모여 음식 경연을 펼친다. 동일한 메뉴를 조리하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점을 가려낸다. 각 지점이 신메뉴를 제안하면 토너먼트 경쟁을 거쳐 우수 메뉴를 선정해 레시피를 공유한다. 외식 프랜차이즈가 아닌 웨딩기업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 ‘맛있는 웨딩’ 투자한 유모멘트
유모멘트는 ‘더채플’ ‘아펠가모’ ‘루벨’ 등 3개 웨딩 브랜드를 갖고 9개 지점, 12개의 웨딩홀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2013년 설립돼 이듬해 ‘더채플앳청담’을 오픈하며 예식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6년에는 CJ푸드빌로부터 물적분할한 아펠가모를 인수·통합하며 현재의 사업구조를 갖췄다.
이 회사는 호텔 웨딩과 동네 예식장 사이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기업형 웨딩 브랜드라는 개념을 도입해 예식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분야별 전문 조직을 육성했다. 특히 웨딩시장 최대 격전지인 서울 강남 지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유모멘트의 9개 지점 중 7곳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있다. 매년 150만 명이 넘는 하객이 유모멘트 웨딩홀을 찾는다.
유모멘트의 강점은 ‘맛있는 웨딩’으로 대표되는 식음료(F&B) 서비스다. 아펠가모 웨딩홀은 ‘밥펠가모’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음식이 맛있기로 정평이 났다. 유모멘트는 미식 경쟁력 제고를 위해 ‘팀케이(Team K)’라는 전문 연구개발(R&D)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점포별로 입지 특성, 브랜드에 따라 특화 메뉴도 제공한다. 아펠가모 공덕점은 서울 마포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갈비로드’를 구축해 다양한 그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김수연 유모멘트 대표(사진)는 “전체 정규직 직원의 절반 이상이 조리팀 인력”이라며 “아르바이트를 주로 쓰는 타 예식장과 달리 조리팀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 취향 맞춤 웨딩으로 승부
유모멘트의 강점은 웨딩홀 경쟁력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회사는 2023년 국내 최초로 스마트 예약 시스템을 개발했다. 온·오프라인 가격 정찰제와 실시간 온라인 계약·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웨딩 고객이 경험하는 상담·계약 과정의 불편함과 예식 비용의 불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 아펠가모는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하는 '2026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웨딩홀 부문 1위에 선정됐다.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1095억원)은 설립 이후 최초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증가했다. 혼인 건수가 반등한 데다 입소문을 타고 고객 유입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다. 2016년 유모멘트(아펠가모)를 인수했다가 2019년 매각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파트너스는 회사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올해 3월 약 2100억원을 들여 다시 인수했다.
김 대표는 최근 결혼 문화의 트렌드로 ‘뚜렷한 개성’을 꼽았다. 그는 “2030 세대의 경우 본인의 취향이나 가치관이 드러나는 ‘나만의 결혼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고객 취향을 얼마나 정확히 읽고 상품화할 수 있는지가 예식장의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