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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반도체 공급망 지도…네덜란드, 한국 장비 최대 수입국으로
한국은행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11개 주요 제조업을 대상으로 지역별 생산 현황과 국가별 수출입 구조,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를 중심으로 재편된 반도체 공급망이다. 2022년 말 생성형 AI 확산 이후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수출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대만은 2022년 한국 반도체 수출 대상국 4위(9.0%)에서 지난해 중국에 이어 2위(19.9%)로 뛰어올랐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시장인 가운데 수출 비중은 53.1%에서 40.3%로 크게 낮아졌다.
미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만 TSMC의 첨단 파운드리와 패키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견고한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형성한 결과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반도체 생산 확대는 소재·부품·장비 수입 증가로도 이어졌다. 반도체 소부장 관련 수입액은 2019년 279억달러에서 지난해 499억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네덜란드는 지난해 한국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한국은 EUV 노광장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가운데 네덜란드산 비중은 2022년 22.8%에서 지난해 26.0%로 확대됐다. 이어 일본(23.7%), 미국(16.9%), 싱가포르(10.0%) 순이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국내 자동차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2022년 3.5%에서 지난해 37.2%로 급증한 반면 미국산은 28.9%에서 11.1%로 하락했다.
수입 전기차의 약 70%는 중국산이 차지했고 수입 규모는 22억달러에 달했다. 전기버스는 수입 물량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현지 생산 확대 정책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미 전기차 수출은 크게 줄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