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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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을 수락하면서 회사의 평판을 해칠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하는 대가로 받은 가상자산은 ‘사례금’에 해당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는 A씨 등 5명이 서울 동작·성동·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들이 회사를 그만둘 때 받은 가상자산의 성격을 사례금으로 봐야 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었다.

원고들은 B 블록체인 플랫폼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0년 9월 퇴사했다. B사는 이들에게 퇴직위로금, 퇴직금, 잔여연차보상금 등과 함께 자체적으로 발행한 가상자산을 지급했다. A씨 등은 이 가상자산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납부했다. 이후 “(B사로부터 받은 가상자산은) 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약 111억원을 환급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들이 퇴사 당시 B사와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원고들은 B사를 그만두기 전 자신들에 대한 보직 변경 등 조치를 둘러싸고 회사 경영진과 수차례 분쟁을 겪었다. B사는 2020년 8월 이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원고들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민·형사 소송 제기, 국회의원 면담, 언론사 인터뷰 등을 통해 사건을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측은 2020년 9월 합의에 성공했다. 원고들이 언론 인터뷰나 국회의원 면담 등 B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대신, 사측은 이들에게 가상자산 등 금전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리고 양측의 근로관계는 권고사직 형태로 종료됐다. 원고들은 재판 과정에서 “(B사로부터 지급받은) 가상자산은 분쟁해결금 또는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소득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들이 받은 가상자산은 사례금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법적 조치를 종결하고 언론 및 국회 활동을 중지하는 등 대가로 퇴직시 수령하는 일반적 금원에 더해 이 가상자산을 수령했다”며 “이 가상자산은 분쟁의 조기 종결, 비밀 엄수 등 역무를 제공한데 대해 사례의 뜻으로 지급된 금품, 즉 사례금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B사와 합의를 할 때 가상자산에서 세금을 공제하고 지급하는데 동의한 사실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가상자산이 면세 대상이라고 봤다면 합의서에 굳이 세금을 먼저 공제한다는 규정을 둘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