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은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경쟁력과 AI 데이터센터·송전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주를 기록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슈퍼사이클의 핵심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한경ESG] ESG 핫 종목 - 효성중공업
STATCOM
국내 주식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롤러코스터 타듯 출렁이는 주가 속에서 투자자들은 중장기 실적 상승 매력이 돋보이는 구조적 성장주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전력망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주요국의 노후 송전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전 세계 전력 인프라 산업이 전례 없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전력기기와 차세대 지능형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전력 시장의 핵심 선도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미 초고압 시장 장악
효성중공업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최상위 전력망인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이 가능한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북미 765kV 변압기 누적 설치량 1위다.
폭증하는 글로벌 전력망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회사는 창원 공장에 1000억 원 규모의 1차 증설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부터 6000억 원 규모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및 교류(AC) 범용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멤피스 공장 역시 1억5700만 달러를 투입, 대규모 증설에 나섰다. 2028년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투자의 배경은 기록적 수주다. 올해 1분기 기준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신규 수주는 4조1745억 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다. 수주 잔고는 15조1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1분기 신규 수주의 무려 77%가 수익성이 높은 북미 시장에서 발생했다.
한국 대형 변압기의 글로벌 평균 수출 단가는 kg당 21.1달러인 반면, 미국 시장 공급 단가는 kg당 23.6달러다. 북미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보니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최대 인프라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인 콴타서비스(Quanta Services) 자회사와 초고압 차단기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전략적 승부수를 띄운 것도 이 같은 시장성 덕분이다.
이 덕에 국내 전력기기 업체 중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를 동시 생산하여 패키지로 공급하는 체계를 완성했다.
특히 절연가스를 활용해 소형화가 가능한 가스절연차단기(GCB)를 주력으로 생산, 변전소 부지 효율성을 중시하는 북미 765kV 송전망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했다. 올해 4월부터 적용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개편으로, 대형 변압기의 실질 관세율이 20% 후반대에서 15% 수준으로 크게 낮아지며 이익을 한 차례 끌어올렸다.
차세대 전력망 패권 쥔 고체변압기(SST)
효성중공업의 진가는 단순 송배전 기기 제조사를 넘어 미래 AI 시대 전력망에 최적화된 기술적 해자를 선점했다는 데 있다. 그 핵심에는 전력망의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고체변압기(Solid-State Transformer, SST)’가 있다. 전압 변환과 전력 품질을 양방향으로 동시 제어하는 SST는 전력 밀도가 급상승하는 800V 직류(DC) 기반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솔루션이다.
2022년 22.9kV급 SST 개발을 마친 효성중공업은 현재 데이터센터 대상 전력 공급 실증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내년부턴 상용화가 기대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와 직류(DC) 전력망 확대에 따라 단순 전압 변환을 넘어 전력 흐름과 품질까지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변압기인 고체변압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실질적인 매출 기여는 적지만, 점진적 성과가 내년 이후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용량 HVDC 기술 국산화 및 미국 데이터센터와 인도 시장 등에서 대용량 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스태콤) 연쇄 수주도 기록했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에 과거에는 전력기기 기업으로의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며 “전력기기를 포함한 중공업 부문 이익이 전체 이익의 9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젠 프리미엄을 부여할 때”라고 진단했다.
환경 기술 적극적…ESG 매력
ESG 매력도 높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Scope 1·2)을 2018년 대비 14.5% 감축한다는 목표를 일찌감치 수립했다. 현재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실천 방안으로 창원공장에 총 14개, 5250kW 규모의 자체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했고, 지난 5월부턴 태안솔라팜의 1.6MW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전력구매계약(PPA)방식으로 도입했다. 연간 317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뒀다.
변압기 부문에서도 생분해성이 뛰어나고 독성이 낮은 에스테르유(식물유) 기반 변압기를 개발, 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 누적 300대 이상을 공급하며 탄소 저감에 앞장서고 있다.
주가 전망은
미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송배전망 투자 수요 폭발과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에 힘입어 자본시장과 증권가의 목표 주가 눈높이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효성중공업이 보유한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패권과 2028년에 마무리될 멤피스 공장 증설, 그리고 관세 체계 개편 효과 등을 모두 종합하여 2026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2% 급증한 1조41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근거로 목표 주가를 전력기기 업계 최고 수준인 500만 원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 평균은 468만 원으로, 지난해 말 275만 원에서 크게 올랐다. 다만 최근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중동 일부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소폭 지연되는 문제가 생겼다. 중동 지역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 초반이라 큰 리스크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미국 쪽 수주와 증설의 연쇄적 상승효과가 주가 상승 재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중공업 부문 수주잔고가 15조1000억 원으로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고, 직전 4개 분기 북미와 유럽 비중이 58%로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은 26배로 글로벌 평균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