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5주 만에 오름폭이 다시 0.3%대로 커졌다. 전셋값 상승률은 1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 매매가와 전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경기 화성 동탄 아파트값이 3주 연속 급등하면서 올해 누적 상승률이 두 자릿수(11.38%)를 기록했다. 전국 시·군·구 중 처음이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남도 1년 만에 최대 상승

서울 전셋값, 12년 만에 최대폭 상승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30% 올랐다. 지난주(0.27%)보다 오름폭이 0.03%포인트 커졌다. 지난달 셋째 주(0.31%) 이후 5주 만에 0.3%대로 올라섰다. 작년 2월 이후 72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이후 최근 7주 동안 평균 상승률이 0.28%로, 이전 7주 평균(0.12%)의 두 배에 이른다. 서울 외곽 등 중저가 지역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권과 ‘한강 벨트’ 오름폭이 다시 커진 영향이다.

이번주에도 도봉(0.46%), 성북(0.41%), 구로(0.41%), 동대문(0.38%), 중(0.37%), 은평(0.36%) 등 중저가 지역 상승세가 가팔랐다. 강남구는 오름폭이 0.35%로 지난주보다 0.04%포인트 확대됐다. 작년 6월 마지막 주(0.73%) 후 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한강 벨트인 성동(0.21%→0.31%), 양천(0.20%→0.28%), 마포(0.14%→0.22%) 등도 상승세가 커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연구원은 “다음달 세제 개편안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며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인식이 호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전세 불안 심화

반도체 호황의 중심에 선 화성 동탄은 1.65%로 지난주(2.22%)보다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3주 연속 1% 넘게 오르며 올해 상승률이 11.38%를 기록했다. 안양 동안(9.83%), 용인 수지(9.44%), 광명(9.09%), 서울 성북(7.88%), 구리(7.88%), 성남 분당(7.85%), 하남(7.29%)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에 따르면 동탄에선 집값 급등에 매매 계약 파기가 급증했다. 이달 계약 해제 건수는 112건으로, 지난달(36건)의 세 배에 달했다. 올 들어 가장 많던 1월(58건)의 두 배 수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동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해 집주인이 배액배상까지 하면서 매매 계약을 깨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35% 올랐다. 상승폭이 지난주(0.30%)보다 0.05%포인트 커졌다. 2013년 10월 셋째 주(0.35%) 이후 1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기준 역대 최고 주간 상승률은 2013년 8월 둘째 주의 0.42%다.

서울 전체로는 아파트 전세 물건이 2만298개(아실 기준)로, 한 달 전(1만7175개)보다 18.1% 늘었다. 하지만 강남(4689개), 서초(7886개), 송파(1469개) 등 고가 지역을 빼면 서민이 빌릴 수 있는 집이 많이 없는 게 문제다. 중랑구는 전세가 78개에 그친다. 강북(87개), 도봉(160개), 관악(166개), 성북(205개), 노원(271개), 강서(292개) 등도 마찬가지다.

전셋값도 성북(0.55%), 구로(0.54%), 도봉(0.53%), 노원(0.49%), 강북(0.47%) 등 중저가 지역에서 많이 오르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임차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집값과 전셋값 동반 상승에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임근호/정의진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