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안 갈래요"…서울 오피스텔 세입자들, 갱신권 더 썼다
9일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갱신 계약은 865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536건보다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2014건에서 2595건으로 28.8% 늘었다. 갱신 계약 증가율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서울 오피스텔 갱신 계약 가운데 청구권을 사용한 비중은 26.7%에서 30.0%로 3.3%포인트 상승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1회에 한해 2년 추가 거주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갱신율은 전체 전·월세 계약에서 갱신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청구권 사용률은 갱신 계약 가운데 이 권리를 실제로 행사한 비중을 말한다.
단순히 계약을 연장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권리를 명확히 행사해 기존 거주지를 지키려는 세입자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서울 전체 갱신율은 24%에서 25.2%로 1.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지만, 청구권 사용률은 26.7%에서 30%로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지역별로는 중랑구의 변화가 가장 컸다. 중랑구의 청구권 사용 계약은 지난해 1~4월 19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115건으로 약 6배 늘었다. 관악구는 22건에서 55건, 중구는 49건에서 106건, 도봉구는 21건에서 44건, 용산구는 59건에서 90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송파구는 252건에서 211건으로 줄었고, 동작구도 21건에서 17건으로 감소했다. 자치구별로 임차인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청구권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였다. 올해 1~4월 양천구의 청구권 사용률은 48.3%로 집계됐다. 갱신 계약 두 건 중 한 건 가까이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이었다. 이어 용산구 45.5%, 중구 44.5%, 중랑구 42.9%, 동대문구 42.7%, 도봉구 42.3% 순으로 높았다. 이들 지역은 갱신 계약의 40% 이상이 청구권 사용 계약으로 채워졌다. 반면 금천구는 14.7%, 노원구는 18.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갱신율 기준으로도 중랑구가 가장 높았다. 올해 1~4월 중랑구 오피스텔 전·월세 갱신율은 38.6%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2%에서 21.4%포인트 뛰어 상승 폭도 가장 컸다. 금천구는 33.6%, 강서구는 32.5%, 송파구는 30%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강북구는 9.6%, 관악구는 12.7%, 노원구는 12.9%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오피스텔은 1~2인 가구와 직장인,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이 많이 찾는 주거 상품이다. 서울 전·월세 시장에서 새 매물을 구하기 어렵거나 주거비 부담이 커질수록 기존 계약을 연장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출퇴근 동선과 생활권이 이미 맞춰진 세입자라면 이사 비용과 보증금 조정 부담까지 고려해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할 유인이 커진다.
집품 관계자는 "갱신 계약이 14.8% 늘어나는 동안 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28.8% 증가하며 사용률이 30%를 넘어선 것은 임차인이 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거주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결과"라며 "양천·용산·중구 등 갱신 계약의 40% 이상이 청구권으로 채워진 자치구가 늘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