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또…"월세 60만원이나 올리겠대요" 세입자 눈물 [돈앤톡]
서울 주요 빌라 밀집지역, 월세 '껑충'
공급 부족·구조 변화 영향…"대책 시급"
공급 부족·구조 변화 영향…"대책 시급"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에서도 월세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전세 물건 감소와 공급 부족,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시장 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맺어진 빌라 임대차 계약을 살펴보면 강서구 화곡동에서 가장 높은 가격(월세 기준)에 이뤄진 거래는 화곡동 A 빌라 전용면적 43㎡에서 거래된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5만원이었습니다. 같은 동의 B 빌라 전용 34㎡에서도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20만원에 월세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화곡동에서 월세가 100만원을 넘는 계약은 지난달에만 15건이 넘었습니다.
서민이 많이 거주하는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C 빌라 전용 76㎡에선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55만원에, 응암동 D 빌라 전용 36㎡는 보증금 5500만원, 월세 13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습니다.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C 빌라 전용 57㎡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고, 같은 동 D 빌라 전용 74㎡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40만원에 계약을 맺었습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거에는 빌라를 찾는 사람 대부분이 전세를 원했지만 최근에는 월세 문의가 더 많다"며 "전세 물건 자체가 줄어들면서 세입자가 월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빌라 월세가 치솟은 이유는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공급이 부족한 탓입니다.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입주 물량은 1355가구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과 비교하면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착공 물량 역시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통상 착공 이후 입주까지 2~3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대차 시장의 구조 변화도 월세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전세 사기 사태 이후 집주인과 세입자의 인식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집주인의 경우 과거엔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다른 곳에 투자하는 등의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엔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세입자 입장에선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문턱이 높아졌고, 특히 빌라의 경우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어 전세보다는 월세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빌라 월세 상승이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공급 부족이 해소될 조짐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여기에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 전세보증금 반환 리스크 등이 계속되는 한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전세난이 빌라 시장으로 번지면서 월세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전세 물건 감소와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빌라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